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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어요"…아스날 떠나는 벵거에 '가드 오브 아너' 해주는 선수들

지금의 아스날을 있게 해준 아르센 벵거 감독이 센터 서클에 들어서자 힘찬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메르시(Merci·감사합니다) 아르센 벵거'


지금의 아스날을 있게 해준 아르센 벵거 감독이 센터 서클에 들어서자 힘찬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Merci Arsene'이 새겨진 붉은 티셔츠를 입은 아스날 팬들은 벵거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고, 멀리 런던까지 온 번리의 원정 팬들도 적장이지만 존경의 의미로 박수를 보냈다.


또 아스날과 번리의 선수들은 센터 서클을 향해 걸어오는 벵거 감독에게 '가드 오브 아너(Guard of Honour)'를 해줬다. 22년 동안 아스날에 헌신한 벵거 감독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였다.


walking out at #EmiratesStadium for the last time. #MerciArs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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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은 7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번리와의 홈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피에르 오바메양의 활약에 힘입어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을 끝으로 22년 만에 아스날을 떠나는 벵거 감독의 홈 고별전이었다.


아스날은 팀에 헌신한 벵거 감독을 위해 경기 시작 전 고별 행사를 진행했고, 이 고별 행사에서 선수들과 관중들은 존경과 감사의 의미를 담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은 또 벵거 감독의 응원가 '오직 아르센 벵거뿐(There's only one arsene wenger)'을 부르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이처럼 벵거 감독과 아스날 팬들은 '아름다운 작별'을 했다. 냉정한 프로 무대에서 이 모든 게 가능했던 이유는 벵거 감독이 '아스날'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실제 벵거 감독은 아스날에서 일한 22년 동안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는 1996년 10월 아스날 지휘봉을 잡은 뒤 EPL 우승 3번, FA컵 우승 7번 등 모두 17번의 우승을 아스날에게 안겼다. 특히 2003-04시즌에 세운 EPL 무패 우승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 우승 이후 리그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고 최근에는 성적 부진으로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또 올 시즌에는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지만 4강 탈락으로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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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팬들은 벵거 감독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비록 최근 성적이 나쁘고, 10년 넘게 리그 무관에 그쳤지만 지금의 아스날을 있게 해준 위대한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는 벵거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팬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었을 거라고 말했다.


벵거 감독은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참 슬픈 날이지만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면서 "아스날에서 만든 추억들을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오늘은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송 행사가 끝날 때까지 남아있는 팬들을 보면서 너무 행복했다. 팀에 대한 헌신이 있었기에 팬들이 따뜻하게 환송해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나도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볼 수 있다. 아스날을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이제 벵거 감독은 아스날을 떠난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벵거 감독이 아스날에 남긴 유산과 위대한 기록들은 길이 남을 것이다. 또한 '아스날=벵거'라는 공식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아스날 그 자체였다. "Merci, Arsene we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