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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당해 맞고 다니던 제자 위해 '복싱 학원' 보내준 담임 선생님

고등학교 때 뚱뚱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던 A씨는 선생님의 적극적인 지도로 괴롭힘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파수꾼'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최근 유튜버 정호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언어 폭력, 신체 폭력을 당했던 과거를 밝혔다.


'돈 봉투'를 달라는 요구를 정호 씨의 부모님이 들어주지 않자 어린 제자에게 모욕을 주며 왕따 시킨 선생님.


이와 달리 한 선생님은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제자에게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주며 '참 스승'의 본보기를 보였다.


고등학교 때 뚱뚱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던 A씨. 하지만 그에게는 왕따를 당했던 기억보다 자신의 문제에 조금 특별한 해결책을 제시한 담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더 강렬하다.


수학 수업을 하던 어느 날, 수준별 수업으로 다른 친구들과 섞여 수업을 듣던 교실에 별안간 당구 큐대를 든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학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한 담임 선생님은 낮은 목소리로 "김00, 박00, 유00 튀어나와"라 말했다. 평소 A씨를 괴롭히던 친구들이었다.


담임 선생님을 따라 쓰레기 소각장으로 내려간 세 명은 엎드린 채 엉덩이와 허벅지를 사정없이 맞기 시작했다.


4층에 있던 교실까지 맞는 소리가 들렸고 담임 선생님의 고함 소리도 함께 들렸다.


이후 담임 선생님은 몇 명의 학생을 더 데려가 때렸고 이들은 모두 얼마 전 A씨가 선생님에게 왕따 사실을 고백하며 종이에 이름을 적었던 학생들이었다.


만신창이가 된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이 직접 부른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갔고 수학 수업이 끝난 후 A씨의 반 친구들은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제자들을 복도에 일렬로 엎드리게 한 담임 선생님은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데 같은반이라는 XX들이 구경만 하고있냐"고 소리치며 큐대로 엉덩이를 내리쳤다.


친구들과 함께 엎드려 있던 A씨도 엉덩이를 맞고 나동그라졌고 담임 선생님은 "가방 싸서 싹 다 집으로 꺼져, 우리반 오늘 야자 없으니까"라 말하며 교무실로 향했다.


A씨를 교무실로 부른 선생님은 "아프냐"고 물었고 A씨는 "죄송합니다"고 대답했다. 


한숨을 내쉰 선생님은 A씨를 차에 태워 안양에 있는 한 체육관으로 데리고 갔고 "오늘부터 야자 하지말고 여기 다녀라"며 3개월치 학원비를 지불했다.


얼결에 복싱을 시작하게 된 A씨는 다음 날 학교에서 예상 밖의 반응을 접하게 됐다. 선생님에게 맞은 친구들이 불만을 쏟아내기는 커녕 A씨를 걱정하며 다독이기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울학교 ET'


담임선생님에게 심하게 맞았던 다른 반 학생들도 항의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선생님이 학생들을 때리기 전 부모님들에게 전부 전화를 돌려 허락을 받았던 것이다.


많은 학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A씨는 파격적인 지도로 왕따에서 벗어나게 됐고 체육교사인 담임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꿈도 갖게 됐다.


재수를 각오하고 독하게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 A씨는 결국 체육교육과에 진학할 수 있었다. 또 살을 빼고 키가 더 자라서 179cm의 큰 키도 얻게 됐다.


왕따의 악몽에서 벗어난 A씨는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전했다.


A씨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된 담임 선생님. 제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히는 방법을 알려준 진정한 스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