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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 입양됐던 실종 남매, '37년' 만에 친부모 만난다

37년 전 부모와 헤어졌던 남매가 결국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충남지방경찰청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불의의 사고로 37년 전 부모와 헤어졌던 남매가 결국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24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81년 8월 오빠인 김모군과 여동생 김모양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서울에 있는 부모와 헤어졌다가 실종됐다.


당시 각각 10살, 7살이던 오빠와 여동생은 시골 충남 아산에 있는 조부모와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병세가 갑자기 악화된 조부모가 사망했고, 남매는 다시 같은 마을에 살던 작은 아버지가 키우게 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은아버지는 서울에 있는 부모에게 남매를 데려다주는 길에 남매를 잃어버렸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충남지방경찰청


작은아버지는 이 같은 사실을 차마 부모에게 알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사건의 유일한 단서를 쥐고 있던 작은 아버지마저 얼마 후 사망했다.


뒤늦게 남매의 실종 사실을 안 부모는 그 후 37년간 자식을 찾아야만 하는 슬픔에 빠졌다.


자식을 잃어버렸다는 자책감에 더 이상 자녀를 두지 않았던 부모는 최근 다행히 남매를 만날 수 있는 단서를 잡게 된다.


지난 2017년 7월께 충남지방경찰청이 장기실종전담수사팀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담수사팀은 이들 남매 등 장기실종 아동들을 찾기 위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는 시작했으나 진행은 만만치 않았다.


작은아버지가 사망한 상태로 실종일시와 경위가 특정되지 않아 점담팀은 수사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유일하게 남아 있던 남매의 사진 1장에서 전담팀은 실마리를 얻었다. 


김군이 어깨에 큰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당시 김군이 인근 초등학교를 다녔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전담팀은 인근 초등학교의 기록을 뒤진 결과 아산의 작은 마을 초등학교에서 김군 생활기록부를 찾었고, 실종남매와 출생연도·이름이 같은 전국 214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실종 일시가 특정되면서 전담팀은 해외 입양 가능성을 열어뒀고, 중앙입양원과 해외 입양자료를 조사하는 등 끈질긴 수사를 펼쳤다.


결국 전담팀은 실종남매가 출생일시가 일부 변경돼 1982년 2월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했다.


프랑스에서는 교민인 심금섭 목사의 도움을 받았다.


사연을 듣고 도움을 자처한 심금섭 목사는 입양자료에서 확인되는 과거 남매의 양부모의 프랑스 주소지부터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지난 1월30일 양부모의 옛 주소지에서 그리 멀지않은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양부모의 생업을 이어받아 제과점을 운영하는 실종남매를 최종 발견했다.


전담팀은 국제 우편으로 남매의 DNA 시료를 전달받아 부모의 유전자와 대조, 친자 관계임을 최종 확인한 상태다.


47세, 44세 중년이 된 남매는 "37년간 부모로부터 버림을 당한 줄만 알고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며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남매는 5월 5일 37년 만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친부모와의 상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