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선생님이 여고생인 저에게 '사귀자' 해서 너무 무서워요"
그저 선생님이라고만 생각했던 한 '생물 교사'에게 뜬금없는 사랑 고백을 받은 어느 여고 2학년 학생의 글이 충격을 준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너를 진심으로 좋아해. 나랑 사귀지 않을래?"
이 말은 로맨스 영화·드라마에서 나오는 '설레는' 고백의 한 장면에서 나올 법한 대사다.
말 그대로 영화·드라마에서 나온다면 로맨틱한 기분에 사로잡하기 충분하지만, 대낮 학교 '남자 교사 휴게실'에서 듣는다면 어떨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저 선생님이라고만 생각했던 한 '생물 교사'에게 뜬금없는 사랑 고백을 받은 어느 여고 2학년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학생 A양은 "29살 생물 선생님이 나에게 진지하게 '사귀자'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A양은 1학년 때 '과학부장'을 맡으며 친해진 교사에게 모르는 문제를 물어봤다. 그때 선생님은 답을 알려주면서 '사적인' 이야기를 했다.
"카톡 프로필 사진 예쁘다", "진짜 너무 예쁘다", "대학생 되면 인기 많을 듯", "그때는 선생님 안중에도 없겠지?" 등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가 날아왔다.
A양은 당황스러웠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겼다. 2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먼저 연락하지 않아도 교사가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이 끝난 후 교사는 A양에게 "따라오라"고 지시했다. A양을 데리고 교사가 들어간 곳은 교무실이 아닌 '남자 교사 휴게실'.
교사는 그 자리에서 A양의 '손'을 잡고 "진심으로 너를 좋아해"라면서 "20살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나랑 사귀지 않을래?"라고 말했다.
A양은 "정말 악몽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말 좋은 선생님인 줄 알았는데, 11살 어린 나를 좋아한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면서 "생각할 시간을 준다고 했는데, 지금은 피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기록부에 차별을 둘까 봐 걱정된다. 신고하기에도 오버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조언을 구했다.
부당한 일을 당하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대학 진학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염려하고 있는 것.
생활기록부 평가가 안 좋아지면 대학교 수시전형에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손'을 잡은 것 자체가 '성추행'으로 보이기도 하며, 아무도 없는 '남자 교사 휴게실'이 고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누리꾼들은 무조건 부모님과 교육청에 알리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조언하면서, 교실에서 대놓고 선생님과 연애하고 싶지 않다고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여중·여고에서는 학생들에게 치근대는 교사들이 적발돼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여학생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에게 추파를 던지거나 성희롱·성추행하는 교사들이 적발되는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