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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땄지만 웃을 수 없었던 한국인 코치

같은 한국인이지만 경기 결과에 희비가 엇갈린 아이러니한 장면이었다.

인사이트MBC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 전재수(49) 코치가 경기 도중 넘어진 한국의 경기 결과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난 22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결승전에서 제일 먼저 결승선을 끊고 들어온 것은 헝가리 선수 사오린 샨도르 류(22)였다. 


헝가리 사상 처음 획득한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헝가리 대표팀 코치진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이들 중에는 한국인 전재수 코치도 있었다. 


그 뒤편에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한국의 임효준 선수와 그를 위로하는 한국 선수들이 있었다. 


인사이트MBC


이날 경기 초반부터 선두를 지켰던 한국은 22바퀴를 남겨두고 바통 터치 과정에서 임효준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4위에 그쳤다. 


같은 한국인이지만 경기 결과에 희비가 엇갈린 아이러니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한국 쇼트트랙 지도자들이 이미 세계 각국 대표팀에 포진해있는 만큼 국제 대회에선 비일비재한 일이다. 


하지만 전재수 코치는 기뻐할 수만 없었던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는 경기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넘어질 때 굉장히 안타까웠다. 한국과 같이 메달을 다투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인 지도자들은 늘 한국이 가장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그게 당연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타까움도 잠시, 중국·캐나다와 벌이는 3파전이 된 만큼 그는 이참에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헝가리는 중국을 제치고 치고 나가더니 2바퀴를 남기고는 캐나다마저 따돌리고 역주해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전 코치는 "두 형제의 기량이 뛰어나서 메달 하나 정도는 바랐는데 지금까지 하나도 못 건져 매우 위축됐던 게 사실"이라며 "헝가리의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쇼트트랙에서 탄생시키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전재수 코치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다. 


2014년부터는 헝가리 대표팀의 제의를 받고 코치에 부임, 3년 넘게 헝가리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