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할아버지에게 2만원 주고 박스 구입한 편의점 사장님
폐지 줍는 할아버지가 길을 잃었는데 한 편의점 사장님이 집을 찾아드리고 폐지까지 모두 구입한 사연이 알려졌다.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폐지 줍는 할아버지가 길을 잃었는데 한 편의점 사장님이 집을 찾아드리고 폐지까지 모두 구입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1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좀 전에 제 가게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과 사진 한 컷이 올라와 훈훈함을 전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매장에 남루한 복장의 할아버지가 들어와 도움을 요청한 일화를 공개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할아버지는 물건을 사러 들어오신 게 아니었다. A씨에게 할아버지는 "아 저... 물 좀 마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편의점에서는 고객에게 물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생수를 구입하시면 된다고 말씀 드렸는데 할아버지께서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셨다.
A씨는 자신이 마시는 물을 카운터 뒤에서 꺼내 종이 컵으로 한 가득 따라 들렸다. 어르신께서는 단숨에 물을 들으키셨고 A씨는 곧바로 한 잔 더 따라드렸다.
물을 드신 뒤 할아버지는 "혹시 OO중학교 어디에 있냐"고 물으셨다.
인근에 있는 중학교가 아닌 탓에 "모르겠습니다"고 대답하자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가셨다.
A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어르신을 따라서 나갔더니 폐지와 빈 깡통이 가득 실린 자전거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 곁에 쭈그려 앉아계신 할아버지 모습을 보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A씨가 할아버지에게 "그 OO중학교에는 왜 가셔야 하나요?"라고 묻자 "박스 주으러 돌아다니다 이곳에 왔는데 여기가 어디인줄 모르겠다"고 대답하셨다.
스마트폰으로 해당 중학교를 검색해봤는데 도저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A씨가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곧바로 경찰서에 전화를 했더니 불과 2분만에 편의점으로 경찰관들이 출동했다.
안타깝게도 할아버지는 치매가 있으신 모양인지 자신의 이름과 사는 곳을 정확히 말씀하시지 못했다.
경찰관과 편의점 안으로 들어와서 한참을 묻고 대답하기를 반복하다가 간신히 할아버지의 성함을 확인했고 주소를 조회해 사시는 곳까지 확인했다.
다행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난관이 있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자신이 모아놓은 폐지와 빈 깡통을 꼭 들고 가고 싶다고 하셨다.
자전거는 경찰차 트렁크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폐지와 깡통은 싣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었다.
A씨는 잠시 망설이다가 카운터에서 2만원을 꺼내들고 할아버지에게 "이 박스 저한테 파세요. 어차피 이거 다른데로 팔러가셔야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할아버지는 놀란 표정이었지만 "어이구 무슨 돈을..." 하시며 결국 그 박스들을 파셨다. 경찰들도 빨리 그렇게 하시라고 옆에서 거들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손에 만원짜리 2장을 꼭 쥐시고 경찰차에 올라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A씨는 "그 할아버지 잘 들어가셨겠죠? 인터넷에 견찰, 견찰 하는 소리 많은데 이렇게 친절하게 잘 도와주시는 경찰분들이 더 많은 거 같습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게시글이 공개되자 무려 200여명의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면서 편의점 사장님의 훈훈한 선행을 크게 칭찬했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