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증상 방치했다 '패혈증'으로 사지 절단한 남성
흔히 우리가 자신있게 '감기'라고 판단했던 증상들을 그냥 방치하면 안될 명확한 이유가 공개됐다.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흔히 우리가 자신 있게 '감기'라고 판단했던 증상들을 그냥 방치하면 안 될 명확한 이유가 공개됐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단순히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해 병원에 가지 않았던 남성에게 찾아온 비극을 전했다.
영국 뉴포트에 거주하는 세 아이의 아빠인 크리스 갈릭(Chris Garlick, 46)은 지난 7월 15일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겪었다.
하지만 크리스는 내일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것이라 판단했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크리스는 몸을 일으킬 수도 없을 만큼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머리를 짓누르는 두통을 참을 수 없었던 크리스는 결국 집에서 쓰러져 근처 로열 그웬트 병원으로 실려갔다.
의사는 "크리스는 수막 구균 박테리아에 걸려 패혈증으로 증세가 번져 쓰러지게 된 것"이라며 "흔히 패혈증은 감기 몸살 증상과 비슷해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워 치사율이 30%나 된다"고 말했다.
다행히 크리스는 의료진의 응급조치로 무사히 첫날밤을 버텨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가 문제였다.
이후 병실에 입원한 크리스는 지난 8월 패혈증이 심해지면서 결국 두 팔과 두 다리를 모두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아내 카란(Karran)은 "의사에게 남편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며 "병원에 조금만 더 늦게 왔더라면 남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에게 제발 남편의 두 다리라도 살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했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며 "살아남은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하더라"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얼마 후 기적처럼 다시 눈을 뜬 크리스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크게 낙담했다.
하지만 이내 크리스는 "나는 세 아이의 아빠이자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나를 살리기 위해 힘써준 모든 이들을 봐서라도 꿋꿋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나와 같은 피해자들이 더이상 없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자신의 몸 상태를 쉽게 판단하지 말고 꼭 병원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하며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 혹은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상을 동반한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