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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차가 쌩쌩 달리는 찻길로 안내하는 '점자블록'

점자블록이 엉뚱한 곳을 안내하거나 심지어 차로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비디오 머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올해 초 미관을 해친다며 시각장애인의 생명줄과 다름없는 '점자블록'을 없앤 지자체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설치된 점자블록마저 시각장애인을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거나 심지어는 차가 달리는 도로로 향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산재장애인협회가 충남지역 15개 시·군의 주요 도로를 조사한 결과,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이 설치된 곳은 전체 도로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횡단보도 주변과 인도, 장애물 근처 등 점자블록이 반드시 있어야 할 곳도 대부분 일반 인도로 돼 있는 셈이다.


인사이트차도로 향해있는 점자 블록 / 연합뉴스 


인사이트제대로 설치된 점자블록 / 연합뉴스 


여기에 이미 설치된 점자블록마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장애인에게는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점자블록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겐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점자블록의 위치와 규격, 방향 등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 점자블록은 잘못 설치돼 있어 횡단보도가 아닌 '차로'로 안내하는 경우도 있으며, 장애물을 정확히 표시해두지 통행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인사이트(좌) 시설물로 부딪치도록 설치된 점자블록, (우) 제대로 설치된 점자블록 / 연합뉴스 


또한 점자블록이 갑자기 사라져 시각장애인이 방향을 잃거나 설치된 지 너무 오래돼 이미 기능을 상실한 점자블록도 즐비했다. 


버스나 택시 정류장에도 점자블록이 없는 곳이 많아 시각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한국산재장애인협회 이기호 본부장은 "점검 결과 점자블록이 대부분 형식적으로 설치돼 시각장애인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SBS 모닝와이드 


한편 지난 4월 서울의 일부 구청이 미관을 해치고 다른 보행자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점자블록을 철거해 논란이 일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외출에 나선 시각장애인들은 갑자기 없어진 점자블록에 당황해하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SBS 모닝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점자블록은 황색이기 때문에 도시 디자인 차원에서 흉물이 될 수 있다. 가급적 안 깔고 싶어한다"고 답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TN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서울 일부 지하철 역사에서 비 오는 날 비장애인들이 미끄러진다며 점자블록 위를 천으로 덮거나 모래주머니를 올려놓은 사례도 있었다.


이에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대중교통 접근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리나라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위에는 통행을 막는 어떠한 장애물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미관' 해친다며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없애는 지자체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보기 싫다고 없애거나 설치를 꺼리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빗물에 비장애인 미끄러질까봐 '점자블록' 덮어버린 지하철역대전의 한 지하철역에서 미끄럼 방지를 이유로 시각장애인에게는 생명줄과 다름없는 점자블록을 모두 발판으로 가려 논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