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할아버지가 '알바 청년'에게 주신 깜짝 선물
아르바이트 중 6·25 참전용사 할아버지에게 깜짝 선물을 받은 청년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아르바이트 중 6·25 참전용사 할아버지에게 깜짝 선물을 받은 청년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르바이트 중에 한 손님으로부터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을 올린 누리꾼 A씨는 본인을 충청남도 한 도시의 드러그 스토어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혔다.
며칠 전 A씨가 일하는 매장으로 한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다. A씨는 앞서 찾아왔던 어르신 손님들을 생각하며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할아버지는 얼굴에 바를 수 있는 로션을 찾았지만 원하는 가격대의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1만 2천원짜리 제품을 두고 한참을 고민하던 할아버지의 모자에 달려 있는 훈장을 발견했다.
"이거 훈장이냐"고 묻는 A씨에게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며 "참전용사 훈장"이라며 집에 정장도 있다고 자랑했다.
A씨와 이런저런 대화를 마친 뒤 할아버지는 빈손으로 돌아가셨지만 A씨의 머릿속에는 할아버지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았다.
며칠 뒤 A씨의 매장으로 할아버지가 다시 찾아오셨다.
여전히 얼굴에 바를 크림을 찾으시는 할아버지께 A씨는 이전에 봐둔 물건을 보여드렸다.
한 개에 4,500원이었지만 작은 용량 탓에 두 개를 구매하고 싶지만 8천원에 줄 수 있냐는 할아버지를 카운터 앞에 세워두고 A씨는 한참을 고민했다.
아르바이트 시급 등을 생각하며 고민 끝에 A씨는 한 개를 본인 돈으로 구매해 할아버지께 선물로 드렸다.
A씨는 할아버지가 민망해하지 않도록 "저의 아버지도 군인이고 6·25 참전용사를 처음뵀다. 존경스럽다"는 말을 덧붙였다.
할아버지는 A씨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한 뒤 나가면서 A씨의 전화번호를 받아갔고 이날 할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몇 시간 뒤에 매장 앞 버스정류장으로 가니 앞으로 나와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꼭 와달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정류장으로 나간 A씨는 할아버지에게 묵직한 배 세 알을 받았다.
할아버지는 "수출하는 특별한 배"라며 A씨에게 손수 싸온 배를 건넨 뒤 집으로 돌아셨다.
글을 쓴 A씨는 "참전용사분들이 5천원도 안 하는 보습크림 앞에서 망설이는 게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음에 할아버지를 만나면 식사도 같이하고 사진을 남기고 싶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