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5세 미만 아동의 출입을 금지한 카페 사장님의 절규

'맘충'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오로지 자기 자식만 귀하게 여기는 특정 부모들. 과연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볼까.


카페 테이블 위에 아기 기저귀를 놓고 간 젊은 엄마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라영이 기자 = 최근 등장한 신조어 중에는 지나친 자식 사랑으로 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부모를 비하하는 뜻을 가진 '맘충'이라는 단어가 있다.

 

'맘충'은 ‘엄마(mom)’와 ‘벌레 충(蟲)’을 합친 혐오성 단어로 어떻게보면 꽤나 거북하고 충격적이다.

 

사실 '엄마'라는 고귀하고 숭고한 단어와 하등 동물을 일컫는 말인 '벌레'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몇몇 부모의 몰지각하고 이기적인 행동이 주변에 피해를 주기 시작했고 결국 참지 못한 사람들이 그들을 '맘충'이라고 칭하게 된 것이다.

 

'맘충'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오로지 자기 자식만 귀하게 여기는 특정 부모들. 

 

과연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볼까.

 


지하철에서 포착된 엄마와 어린 아들 /온라인 커뮤니티 
 

요즘은 가까운 주변만 둘러봐도 자식의 잘못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며 적반하장 식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부모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기서 얼마 전 지인에게 전해 들은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실례로 들어볼까 한다.

 

지인에 따르면 그녀는 남자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았다. 점심을 먹기엔 약간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몇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식당 전체를 쿵쾅대며 뛰어다니던 남자아이가 실수로 수저통을 엎고 말았다.

 

이에 종업원은 "뛰어다니면 안 돼요"라고 주의를 준 뒤 직접 수저를 주워담고 있었는데 아이 엄마가 갑자기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화가 잔뜩 난 아이 엄마는 "니가 뭔데 내 아들을 꾸짖냐, 애들은 원래 뛰어다니면서 크는 거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종업원을 쏘아붙여 주변 사람들을 황당하게 했다.

 

이 장면을 모두 목격한 지인을 포함한 식당 내 손님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재빨리 식사를 끝내고 탈출하듯 식당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스타벅스에서 퀵보드를 타고 있는 어린 꼬마들 /온라인 커뮤니티 

 

물론 아이들은 원래 해맑게 뛰어다니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다만 단서가 있다. 아이들이 활기차게 뛰어노는 것도 좋지만 부모의 확실한 제지와 훈육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의 도덕성과 시민의식이 점차 자리를 잡고 성립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요즘 일명 '맘충'이라 불리는 특정 부모는 자식을 지나치게 아껴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아주기는커녕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듯하다.

 

최근 영·유아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 존(No Kids Zone)'을 선언하는 카페나 식당들이 늘어나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부모의 이같은 행동 때문이다.  

 

그런 부모의 치마폭에서 자란 아이는 도덕성과 시민의식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가정이 아닌 사회에 나왔을 때 '사회 부적응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부모의 지나친 과잉보호와 방목은 아이를 점점 초라한 외톨이로 만들고 어둠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셈이다.

 

일부 부모들의 몰지각한 행동은 이제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선 게 현실이다.

 

카페 사장님들이 오죽했으면 "더는 못 참겠습니다. 5세 미만 아동의 출입을 제한합니다"라고 울분을 토했을까 동정심이 들 정도다. 

 

5세 미만의 아동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사장님의 절규 /KBS 2TV '아침뉴스타임' 

 

부모 눈에는 당연히 자기 자식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귀하다. 오죽하면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말이 있을까.

 

내 속아파 낳은 자식이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듣거나 미움을 받으면 부모는 그 몇 배로 가슴이 아프다 못해 찢어진다.

 

그토록 사랑스러운 자식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무조건 감싸기보단 누구보다 먼저 나서 잘못을 바로잡고 따끔한 가르침을 줘야 한다.

 

그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고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이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지금 당장이 아니라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양육을 한다면 '맘충', '노키즈존'등 예전엔 존재하지도 않았던 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게 될 것이다.

  

라영이 기자 yeongy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