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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대접하고 돈 주겠다'며 위안부 할머니 행사 동원하려 한 정부

정부가 점심 식사와 돈을 미끼로 위안부 할머니에게 '화해·치유재단' 발족식 참석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눈물을 닦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 / 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정부가 점심을 미끼로 위안부 할머니에게 '화해·치유재단' 발족식 참석을 종용했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화해·치유재단'은 한일 양국정부가 지난해 12월 체결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하는 비영리재단이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며 재단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가 점심을 미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석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눈물 흘리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 / 연합뉴스


윤 대표는 "여성가족부 복지과에서 경기도에 사는 위안부 할머니께 전화해 '28일 돈이 나오니 받으시러 나오시라'고 했다"며 "오셔서 테이프도 끊고 구경하러 오셔야 돈을 드린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가 '나눔의 집도 연락했냐'고 물으니 '다들 오신다'고 했다"며 "마치 일제시대 여성들을 끌고 갈 때 '돈 벌려면 나 따라와'하는 모습이 재현되는 것 같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윤 대표는 또 "여가부에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전화가 왔다"며 "'직접 나와야 돈을 받는다고는 하지 않았다. 와전됐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전화를 받은 할머니는 기억도, 말씀도 아주 정확하신 분"이라며 "무엇보다 왜 할머니가 '통장으로 주면 안 되는거냐'고 다시 물었을까"라고 여가부 주장을 반박했다.


인사이트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 연합뉴스


한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2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만하고 일방적인 화해와치유재단 설립 강행하는 한국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위로금이라고 주는 더러운 돈은 필요없다"며 "일본 정부가 잘못을 뉘우치고 우리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여성가족부는 "재단 설립 취지를 설명드리고 할머니들의 발족식 참석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드렸던 것"이라며 "돈 지급에 대해 이야기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