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악마의 편집'에 상처 받은 대학생들


EBS '다큐프라임'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교육 공영방송 EBS가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에서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휩싸였다.

25일 익명의 제보자들은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 제작진이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설명없이 일부 특목고 출신 대학생들을 인터뷰했고, 프로그램 이름에 대해 거짓말했다고 인사이트에 밝혔다.

지난 17일 방송된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나는 너를 왜 미워하는가' 편에 출연한 제보자 A양은 "EBS 제작진을 만우절날 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났다"며 "과별로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문화가 있어서 고교 동창생끼리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고 인터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양은 이어 "제작진이 카메라를 들고 다가와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없이 다짜고짜 '무슨 고등학교냐', 'OO고등학교(특목고)에서 OO대학교 몇 명쯤 왔냐', '다같이 모이니까 기분 어떠냐'고 질문했다"고 말했다.

얼핏보면 평범한 캠퍼스 인터뷰 같았던 해당 자료는 대학교에서조차 집단 의식에 쌓여있는 특목고 학생처럼 그려졌다.

당시 인터뷰를 진행했던 A양과 친구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영상 편집을 왜곡해서 방송한데에 화가 나있는 상태"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나는 너를 왜 미워하는가' 편에 출연한 학생들의 대화 / 제보자 A양

그러면서 "확실한 건 그 누구에게도 프로그램의 방향이나 의도는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은 학생들에게 프로그램 이름까지 속여서 인터뷰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제작진에게 프로그램 이름을 물어보니 '보니하니'라고 답했다"며 "다큐멘터리라는 이야기는 전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목고를 졸업한 제보자 B군도 "제작진이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이 만우절날 교복입고 대학에 등교하는 것을 촬영한다는 식으로 말해 거리낌없이 인터뷰에 응했다"고 인사이트에 밝혔다.


EBS '다큐프라임'

이어 "해당 영상이 특목고 출신 대학생들이 인문계 출신 학생들을 차별하는 내용으로 왜곡돼 사용됐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B군은 또 "교복을 입은 것이 차별 혹은 엘리트주의를 강조하려고 한게 아니었다"며 "교복을 입은 기념으로 자주 못보는 친구들을 만나던 중에 제작진이 먼저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송에 출연한 제보자 C군도 인사이트에 "제작진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해서 활짝 웃었고 방송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며 "특목고 파벌 형성에 대한 방송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BS '다큐프라임'

프로그램 제작진이 사전에 인터뷰 취지와 내용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것은 물론 프로그램 이름까지 거짓말 한 것에 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나는 너를 왜 미워하는가' 편은 명문대 재학생 중에서도 일반고 학생들이 특목고 학생들에게서 느끼는 상실감에 대한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방송 직후 사실 여부 논란이 계속 되어왔다.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을 제작한 김모PD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의도를 밝히지 않고 취재 하지 않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학생들의 주장과 달리 교육 다큐 촬영이라고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프로그램명을 '보니하니'로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팀에서 '보니하니'라고 얘기한 적 없다. 학생들이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마녀사냥을 당하는 출연진이 늘면서 프로그램의 왜곡된 편집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 공영방송인 EBS가 일부 대학생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촬영을 진행해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희정 기자 heeju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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