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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소음에 못견뎌 '이화벽화마을' 지운 주민

이화벽화마을의 명소로 꼽히는 '꽃길'이 감쪽같이 사라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이화 벽화마을의 꽃길이 사라졌어요"

 

지난 16일 종로구 관광체육과에는 이화벽화마을의 명소 '꽃길'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사 결과 사건은 전날인 15일 이화동의 한 골목길에서 발생했으며 누가 벽화를 지웠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지워진 벽화 옆에 다시는 벽화를 그려 고통받게 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었다"며 "관광객 때문에 불편을 겪는 주민이 일방적으로 지운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벽화를 지우던 현장에서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서로 심한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움을 벌이기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꽃길'은 일명 '인생사진'을 남기기 좋다며 젊은이들 사이에 손꼽히던 명소였기 때문에 벽화가 사라지자 많은 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Instagram 'bakasztuzyy'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친이랑 여기서 찍은 사진을 아직도 갖고 있는데 너무 아쉽다", "아직 가보지도 못했는데 너무하네"라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사진 한 장이라도 찍으려면 줄 서서 기다려야한다. 그러면서 소음이 발생하니까 주민들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며 주민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많았다.

 

사실 벽화마을에 살던 주민들의 피해 사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서울의 문래동과 염리동, 그리고 통영의 동피랑 마을 등은 아름다운 '벽화' 때문에 본의 아니게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통영시의 '동피랑 마을'은 낮밤 가리지 않고 벽화를 보러오는 관광객들 때문에 신음하던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한 상태다.

 

노후화된 옛 마을을 새 단장하기 위해 시작한 '벽화 프로젝트'는 당시 획기적이라며 칭찬받았으나, 거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해지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하고 있다.

 

이화동의 관광체육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은 계속되고 있지만 벽화를 지울 계획은 없다"며 "또 벽화 제작 및 관리에는 문체부를 비롯해 여러 기관들이 얽혀 있어 쉽게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전히 벽화마을들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아 쉽사리 '벽화 지우기'에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따라서 벽화도 지키고 주민들의 고통도 덜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배려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