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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놀고 싶어 '포켓몬 고' 하다 숨진 기러기 할아버지

한밤중 '포켓몬 고'에 빠져서 거리를 배회하던 할아버지가 보안 요원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인사이트(좌)shanghaiist, (우)Techcrunch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한밤중 '포켓몬 고'에 빠져서 거리를 배회하던 할아버지가 보안 요원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상하이스트는 한 할아버지가 포켓몬 고를 하다가 테러범으로 오해받아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을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사는 첸(Chen, 60) 씨는 중국 식당에서 일하며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는 기러기 할아버지다. 그는 가족을 위해 홀로 미국으로 이민을 와 돈을 벌어야 했다.


매일 같이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버틸 힘은 있었다. 조금만 더 돈을 모으면 가족들 모두 미국으로 이민을 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첸은 특히나 사랑하는 손자와 함께 놀 생각에 무척 기뻤고, 손자와 더 친해지고 함께 놀이를 즐기기 위해 최근 유행한다는 '포켓몬 고'를 시작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


그러던 중 그는 포켓몬이 자주 출몰한다는 곳을 찾아가 밤늦게까지 포켓몬을 잡고 있었다.


당시 지역을 순찰하고 있던 두 명의 보안 요원은 거리를 이리저리 배회하는 첸을 수상하게 여기고 심문을 했다. 하지만 영어가 서툴렀던 첸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첸을 보고 '테러범'이라고 확신한 보안 요원은 결국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을 듣고 달려온 지역 주민들이 급히 첸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 샌들러(Sandler)는 "사후 부검 결과 첸은 5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했다"며 "아무리 거동이 수상해도 현장에서 5발이나 발포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보안 요원을 심문하며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