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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이어온 시내버스 기사들의 훈훈한 아동 후원

버스 기사들이 선물세트와 먹거리를 복지관에 전달하면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추석'을 선물했다.

인사이트사진 = 월드비전


"시민의 발이라고 할 수 있는 버스 기사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발'도 돼주고 싶어요"


9년째 7명의 아이를 후원해온 버스 기사들이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맞아 선물세트와 먹거리를 복지관에 전달하면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추석'을 선물했다.


진화운수 소속 버스 기사 70여명으로 구성된 '나눔의 행복' 후원회는 2008년부터 회비를 걷어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 송파 복지관에 매달 현금과 식료품을 지원하고 있다.


보통 월말 생활필수품 등을 전달하는 후원회는 추석을 맞아 일정을 앞당겨 이달 12일 선물세트와 과일 등을 전달했다.


2008년 후원회를 처음 결성해 대표를 맡은 버스 기사 금진수(44)씨는 "처음에는 13명으로 시작한 작은 모임이지만 현재는 70여명의 버스 기사들이 회원으로 후원하고 있다"며 "매달 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아이들이 풍족한 추석을 보내라는 의미에서 추석 선물을 들고 일찍 복지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버스 기사로 일한 금씨가 아이들의 후원을 한 것은 2008년부터다.


금씨는 "2008년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되면서 버스 기사들의 소득수준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시민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의미 있는 곳에 다시 베풀자고 생각해 아이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사진 = 월드비전


그는 매월 말이 되면 회원들로부터 돈을 받아 직접 장을 보고 휴지, 라면, 세제 등의 생필품을 구매해 복지관에 전달했다.


매달 가는 것이 귀찮을 법도 하지만 그는 "이제는 습관이 돼서 전혀 그렇지 않다"며 "회비를 내는 사람들도 너무 고마워하면서 내기 때문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금씨의 아름다운 선행은 회사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되면서 초기 13명의 후원회 회원 수도 현재는 70명까지 늘었다. 처음에는 매달 10여만원의 회비를 전달했지만, 현재는 80만원 상당의 물품을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보통 하루 8시간 오전과 오후로 나눠 근무하는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금씨는 쉬는 날 동료와 함께 복지관을 찾는다. 최근에는 직접 후원 아동의 집으로 물품을 배달하기도 했다.


금씨는 "자식이 2명이 있는데 더 많은 자식이 있다고 생각하면 결코 돈이 아깝지 않다"며 "어른들에게는 적은 돈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생 버스 기사를 하며 이 회사에 다닐 수는 없지만 내가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후원회가 지속됐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어려움에 꿈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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