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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월급 자투리 모아 저소득층 도운 '소방대원들'

소방관들이 5년째 월급 자투리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어 누리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각종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몸을 사리지 않고 인명을 구조하거나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119 소방관들이 5년째 월급 자투리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소속 소방관 2천300여 명의 얘기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2012년부터 전체 직원이 월급에서 1만원 이하 자투리를 내 '119 안전기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렇게 모은 돈이 무려 5억9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부산롯데백화점이 매년 5천여만원을 기탁하고, 의용소방대원 등이 십시일반으로 보태 최근까지 모인 전체 기금이 8억8천700여만원으로 불었다.


이 돈은 집에 불이 났거나 화재에 취약한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리모델링 비용 등으로 쓰인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화마가 휩쓴 주택을 깔끔하게 수리한 집은 '119 행복하우스'로, 노후 주택을 새로 단장한 집은 '119 안전하우스'라는 이름을 각각 붙였다.


행복하우스는 지난 2월 6호가 탄생했고, 안전하우스는 이달 12일 38호가 입주식을 했다. 이달 말까지 안전하우스 29채가 더 생긴다.


이를 위해 최근까지 119 안전기금 7억원이 들었다.


또 하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생필품과 스마트 가스레인지를 지원했고,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전기설비를 점검했다.


삼성전자 서비스팀이 가전제품을 무료로 수리해줬고, 롯데호텔부산은 기념품을 준비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부산 119 안전기금의 역사는 14년 전인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재 현장에 출동해 불길을 잡은 소방관들이 집을 모두 태우고 망연자실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저소득층이 안쓰러워 도와줄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2002년 2월 '화재 피해주민 지원센터'를 만들었다.


비번에 쉬지 않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화재피해 현장으로 달려가 쓰레기를 깔끔하게 치워주기 시작한 것이다.


봉사활동을 하던 소방관들은 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자투리를 떼 실의에 빠진 이들을 돕기로 했다.


부산 119 안전기금은 소방관들의 이런 따뜻한 마음에서 출발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의 한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가면 사정이 딱한 분들이 참 많다"면서 "소방관 개인의 힘은 적지만, 십시일반 정성을 모으면 큰 힘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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