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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전 오늘, 일장기 달고 출전한 손기정의 '슬픈 금메달'

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딴 한국인, 목에 금메달을 걸고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그의 이름은 바로 손기정이다.

인사이트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딴 한국인. 목에 금메달을 걸고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그의 이름은 바로 손기정이다.


80년 전인 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했던 손기정은 당시 일제 지배 하에 있던 탓에 일본 대표팀으로 뛰어야 했다.


그의 이름 역시 '손 기테이'로 불렸고 가슴에는 일장기가 달려 있었다.


이날 손기정은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아르헨티나의 사발라를 제치고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당당히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그는 42.195km를 2시간 29분 19.2초에 완주해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중계를 하던 독일은 물론 전 세계가 이 왜소한 체구에 과묵한 아시아 청년을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어 시상대에 올라선 손기정 앞에는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올라왔고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울려퍼졌다.


인사이트


그는 나라를 잃은 슬픔에 원통해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동메달을 딴 한국 마라토너 남승룡 선수도 함께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뒤 손기정은 일본의 감시를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발간된 신문에 손기정 가슴에 새겨진 일장기가 지워진 사건에 이어, 손기정이 월계수나무로 일장기를 가리려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이후에 경기 출전이 금지되었으며 갖은 압박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해방한 뒤에야 손기정은 마라톤 코치로 활동하며 서윤복과 함기용 등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데에 도움을 줬다.


전 세계인이 한데 모여 건전한 스포츠를 즐기는 축제, 올림픽. 오늘의 우리가 당당히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고 출전할 수 있기까지 어떤 가슴 아픈 역사가 있었는지 다시금 되새겨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