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노부부 사망 6개월만에 오피스텔서 발견

강원도 속초의 한 오피스텔에서 70대 노부부가 6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주변에서 아무도 노부부를 찾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오피스텔 특성상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찰이 우연히 찾지 않았더라면 언제 발견됐을지…"

 

강원도 속초의 한 오피스텔에서 70대 노부부가 6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주변에서 아무도 노부부를 찾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3일 속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시께 속초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A(75)씨와 B(71·여)씨 부부가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지구대 경찰관 등이 발견했다.

 

경찰은 노부부가 음독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우리는 가족이 없다.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유서에는 '2015년 9월 6일'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다.

 

직계 가족이 없는 데다 오피스텔 특성상 직장인 등 20∼30대가 거주해 6개월 동안 그 누구도 노부부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B씨에게는 언니와 여동생이 있었으나 '무소식이 희소식'이었을까, 노부부를 찾지 않았다.

 

그동안 노부부는 10평 남짓한 오피스텔 거실의 차가운 바닥 위에서 서서히 부패했다.

 

여름 같았으면 시신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새어 나올 법도 했지만, 날이 추워 부패 속도는 더뎠다.

 

경찰이 총포 소지허가증 갱신 기간을 확인하면서 노부부는 우연히 발견됐다.

 

2013년 노부부가 이사 오기 전 거주자가 총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총기 소재지를 옮기지 않은 탓이다.

 

경찰은 총기 소유자의 총포 소지허가증 갱신 기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수개월째 연락이 닿지 않자 소재 파악을 위해 오피스텔에 찾아갔다.

 

우편함에 수북이 쌓인 고지서를 보고 수상히 여긴 경찰이 문을 따고 들어간 곳에는 노부부가 나란히 누운 채 숨져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피스텔 특성상 다른 거주자들의 관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노부부는 자칫 1년이 지나도 발견되지 못할 뻔했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노부부는 직업 없이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백내장 수술이 잘 안 되었던 탓인지 눈이 불편했고, B씨는 중풍으로 투병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부부의 시신 부패 상태로 보아 유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지난해 9월 6일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