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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이탈 막으려 '파트 쪼개기·순차 공개' 투입한 OTT

OTT들이 구독자 이탈을 막으려 오리지널 시리즈들의 공개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인사이트(좌) 넷플릭스 '더 글로리', (우) 디즈니+ '카지노' 포스터


[뉴스1] 안태현 기자 = OTT들이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오리지널 시리즈들의 공개 방식에 변화를 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편 공개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는 OTT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볼멘 소리 역시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30일 넷플릭스는 새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전세계 동시 공개했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면서, 금방 입소문이 퍼져나갔고 '더 글로리'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덕분에 글로벌 OTT 시리즈들의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서도 '더 글로리'는 공개 이틀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톱 5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구독자들의 남다른 주목을 입증했다.


하지만 '더 글로리'를 시청한 일부 구독자들 사이에선 공개 방식에 대한 불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바로 16부작으로 제작된 '더 글로리'를 넷플릭스에서 8부작씩 나눠 파트1과 파트2로 순차 공개하기로 했고, 이에 파트2는 오는 3월 베일을 벗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넷플릭스가 전 회차 공개보다는 화제성을 길게 이어가면서 구독자들의 서비스 이탈을 막기 위한 '록인'(Lock-In) 전략 차원에서 이 같은 형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더 글로리' 시청자들은 16부작의 호흡으로 제작이 된 드라마가 8회에서 끊겨버리니 시청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인사이트넷플릭스 '더 글로리'


한 구독자는 "예전에는 넷플릭스를 보는 이유가 전편 공개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중간에 끊어버릴 거라면 애초에 파트2가 다 공개되고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괜히 구독을 끊고, 다시 시작하는 것도 귀찮고 다른 드라마들을 시청할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3월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3월이 되면 과연 앞부분의 이야기를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서 아쉬움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가 전 회차 공개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공개된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신세계로부터'는 매주 2편의 에피소드를 4주에 걸쳐 공개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며, 같은해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을 파트2로 나눠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넷플릭스는 지난해 인기 시리즈 '오자크' 시즌4, '기묘한 이야기' 시즌4를 두 개의 파트로 나눠 공개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2022년 6월 파트1, 같은해 12월 파트2로 공개되는 방식이 처음 채택됐다.


방송 관계자는 A씨는 "넷플릭스의 이런 공개 방식 변화는 화제성을 오랜 기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파트를 나눠 공개하는 콘텐츠들이 대부분 사전제작인데, 완성도 제고와 같은 명분도 없기에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거부감 있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디즈니+(플러스)도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를 시즌1과 시즌2로 나눠 각 8회씩 총 16회로 공개한다. 지난해 12월21일 시즌1의 1회부터 3회를 한꺼번에 선보인 뒤, 매주 수요일 1회씩 새 에피소드를 발표하고 있다. 이달 25일 시즌1 공개가 마무리 된 후에는 오는 2월15일부터 시즌2를 방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사이트넷플릭스 '더 글로리'


물론 디즈니+는 론칭 초기부터 변칙적인 공개 방식을 취해왔다.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였던 '너와 나의 경찰수업'은 주 2회씩 공개를 했으나, 다음 작품인 '그리드'는 주 1회 선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7일 공개된 '커넥트'는 6부 전편을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디즈니+ 측은 뉴스1에 이러한 공개 방식에 대해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 인사이트는 물론, 각 작품 고유의 스토리와 장르 등을 고려하여 제작진과 논의를 통해 작품 공개 시기 및 방식 등을 정하고 있다"며 "최근 6개 전체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한 '커넥트' 사례와 같이 하나의 공개 방식만을 결정하고 따르고 있지는 않으며, 디즈니+는 소비자들과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공개 방식에 대해 A씨는 "시리즈마다 달라지는 디즈니+의 공개 방식에 이용자들이 적응이 되지 않는다는 게 큰 단점"이라며 "특히 '카지노'의 경우 전편을 파트1과 2로 나눈 것을 넘어 각 파트의 새 에피소드를 매주 내보내는 방식까지 취하고 있는데, 이는 너무 매출에 집중해 시청 몰입도를 낮춘다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고 평했다.


인사이트넷플릭스 '더 글로리'


넷플릭스 등 OTT가 콘텐츠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었다고 평가받았던 건 바로 '전 회차 공개'였다. 그간의 드라마들이 주마다 방송 시간을 기다려서 시청을 해야했던 것과 달리, OTT들은 구독자들의 시청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다며 '시리즈 전편 공개'를 기조로 내세웠다. 하지만 더 많은 글로벌 OTT들이 등장하면서, 각 OTT들은 최대한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편 공개' 보다는 순차 공개와 파트 쪼개기 공개 등의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 관계자 B씨는 "국내 OTT만 하더라도 전편을 모두 공개했던 좋은 콘텐츠들이 나오니, 구독자 수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볼 수 있었다"며 "구독자들이 유입된 OTT 플랫폼들이 취해야 할 전략은 공개 방식으로 구독자를 묶어두려는 게 아닌 더 많은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애초에 기존 방송사들이 취해왔던 주 2회 드라마 방송의 틀을 흔들고 등장한 것이 OTT 플랫폼의 전 회차 공개였다"며 "이제 와서 그 변화를 다시 돌려놓고 구독자 발목잡기를 하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결국 이전 방송 시스템과 비슷한 형식으로 콘텐츠가 공개된다면 시청자들이 OTT 플랫폼에 느꼈던 높은 시청 몰입도라는 메리트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우려의 시선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