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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현장서 딸 업고 1km 뛴 아빠 차에 태워 분당 대학병원까지 데려다 준 운전자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민들의 사연이 전해져 먹먹함을 선사한다.

인사이트뉴스1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던 딸 구조한 아빠의 증언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민들의 사연이 전해져 먹먹함을 선사한다.


현장에서 직접 CPR을 해 목숨을 구하고 압사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낸 시민들을 찾고 싶다는 생존자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쓰러진 딸을 등에 업고 병원을 찾아 헤매는 아빠의 모습을 본 한 운전자 역시 참혹한 순간을 외면하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구해냈다.

 

인사이트뉴시스


이태원 참사 당일 딸에게 온 긴박한 전화


지난달 31일 뉴시스에 따르면 긴박한 순간, 도움의 손길을 건네준 두 남녀 덕분에 지옥 같은 상황에서 겨우 숨통을 튼 한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졌다.


"옆에 사람 다 죽었어. 살려줘. 나 무서워"


늦은 밤 20대 딸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남성 장 씨는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했다.


수화기 너머 딸의 다급한 목소리에 아빠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을 직감했지만 계속 통화가 끊어지는 탓에 더 이상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인사이트뉴스1


잠시 후 딸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한 아빠는 곧장 택시를 타고 이태원으로 달려갔다.


딸은 "나 죽다 살았는데 다리가 부러진 것 같다"며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났는데 집 가려다가 맨 밑에 깔렸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살려줘. 나 무서워"라며 끔찍한 참사 현장에서 느낀 공포심을 드러냈다.


놀란 아빠는 일단 딸을 보호하고 있는 이태원 파출소로 향했는데, 이태원 부근에 도착하자 교통 통제로 인해 도로가 막혀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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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살리려 등에 업고 1km 넘게 뛰어다닌 아빠


결국 아빠는 차에서 내려 1.5km를 뛰어 파출소로 달려갔고 마침내 딸을 만날 수 있었다.


장 씨는 "일단 딸의 몸상태를 살폈다. 파출소 안에는 딸을 포함해 네 명 정도가 누워 있었는데 딸의 상태가 빨리 병원으로 이송돼야 할 정도로 안 좋았다"고 참혹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사망자가 너무 많아 경찰과 소방이 그쪽을 먼저 대응하면서 딸 순번까지 오려면 최소 서너 시간은 걸릴 것으로 보였다"며 "딸이 되게 고통스러워하고 완전히 도로는 통제돼 일반 차가 못 다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장 씨는 택시라도 탈 수 있는 쪽으로 나가기 위해 다시 딸을 등에 업고 1km 넘게 뛰었다.


인사이트뉴스1


딸을 등에 업은 아빠에게 먼저 도움 청한 젊은 남녀


하지만 한참을 뛰어도 택시를 잡기 힘들었고 지나가는 차량이라도 붙잡아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때 30대로 보이는 남녀가 다가와 병원까지 태워주겠다고 선뜻 나섰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들은 자신의 BMW 차량에 장 씨와 딸을 태워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향했지만 이미 그곳 역시 사상자들로 꽉 찬 상황이었다.


처음 본 낯선 사람이었지만 남녀는 끝까지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고 장 씨에게 사는 곳을 물어본 뒤 인근 분당차병원 응급실까지 데려다 주었다.


인사이트뉴시스


다행히 장 씨의 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끝에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두 남녀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도 우리를 데려다준 젊은 남녀가 휠체어까지 갖고 와서 딸을 태워 옮겨다주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입원한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서너 정도 시간이 걸렸다.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약소한 돈이라도 비용을 치르려고 했는데 한사코 안 받고 다시 건네주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위험에 처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옆에서 힘을 보태준 먹먹한 사연에 많은 누리꾼들은 남녀를 칭찬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