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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매력이라는 아내에게 '퐁퐁남' 드립 쳤다가 이혼 위기 놓인 남편..."제가 뭘 잘못했죠?"

뉴스에서 계곡 살인 사건 소식을 접한 남편이 자신의 처지와 관련해 한 한마디로 인해 크게 부부싸움이 일어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보다 남편이 이야기한 '설거지론'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계곡 살인 사건'. 여전히 재판이 이뤄지면서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퇴근하고 집에서 마주한 한 부부도 그날 저녁 뉴스를 보다가 계곡 살인 사건 관련 소식을 들었다. 


뉴스를 보던 남편은 "요즘에 남자 돈만 보고 결혼하는 사람 많다더니만, 이런 일까지 생기네"라며 아내에게 장난스럽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나도 '퐁퐁남' 아냐?" 


아내는 그때까지만 해도 '퐁퐁남'의 뜻을 몰랐다.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남편은 "돈 보고 나하고 결혼한 거 아냐?"라고 재차 물었다. 


아내는 남편의 질문을 장난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돈만 보고 결혼한 거 아냐. 하지만 재력도 매력의 한 부분이야"라고 대답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퐁퐁남'의 숨겨진 의미를 알개 된 아내


그렇게 그날의 대화는 지나갔다. 잠자리에 들기 전 불현듯 남편이 말한 '퐁퐁남'이 아내의 머릿속을 스쳤다. 검색창에 퐁퐁남을 검색해보니 자신이 이해했던 뜻보다 나쁜 의미를 담고 있던 말이었다. 


아내는 자신이 인서울 상위권 대학을 졸업해 중견기업에 재직 중이라며 "저는 문란하게 살지도 않았고, 열심히 살아서 나름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들어갔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출산을 이유로 휴직인 상태라 급여가 적지만, 출산 전까지는 남편과 거의 동일하게 벌었다"며 "즉 맞벌이 가정이고 혼수도 동일 부담했다. 월급도 따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그런데도 이런 단어를 들었다는 게 너무 기가 차고 황당했다"고 전했다. 


다음날 남편에게 무슨 뜻으로 그런 단어를 꺼낸 거냐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그는 "그냥 장난친 거야. 예민하게 굴지 마"라고 했다. 


이어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재력이 사람의 매력이 될 수 있냐"며 "나는 ATM 기계가 맞았다"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내 역시 받아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심한 말이 오갔다. 심지어 이혼까지 거론됐다. 남편은 화를 이기지 못해 집을 나간 후 들어오지 않았다. 


아내는 "정말 황당하고 기분이 나쁘다. 화를 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닌가요? 아니면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인 건가요?"라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다. 


누리꾼들 대다수는 "퐁퐁남이라는 모욕적인 표현을 쓴 게 잘못이다", "저거 진짜 더러운 단어다", "자기가 ATM이니 뭐니 하는 걸 보니, 장난으로 퐁퐁남이라고 한 것 같지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설거지론, 퐁퐁남...남녀 갈등과 맞물려 사회적 이슈


이들이 언급한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전무하거나 매우 적은 남성이 젊은 시절 문란한 성생활을 즐겼던 여성과 결혼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타인이 식사를 마치고 남은 더러운 식기를 자발적으로 설거지하는 것에 비유한 뜻이다.


2030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담론이 시작됐으며, 남녀 갈등이라는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큰 이슈를 모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퐁퐁남이란 설거지론에서 노예와 같은 결혼생활을 하는 남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설거지론과 퐁퐁남을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옹호하는 사람들은 "유행을 한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뜻"이라며 "결혼할 때 염두에 두고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비판하는 이들은 "과한 설정으로 사람들의 선입견을 조장한다"며 "결혼 생활이 설거지론과 유사하다는 식으로 치부해 성별 갈등을 조장한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