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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모른 척했던 '쌍둥이 남동생'의 결혼식, 2년 동안 연 끊었었는데 가야하나요?"

힘들 때 모른 척 외면했던 쌍둥이 남동생과 2년 동안 연을 끊고 살았는데 결혼 소식을 전달 받았다는 여성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2년 동안 연을 끊고 산 쌍둥이 남동생이 상견례를 한다며 참석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누나는 결혼식이 다가오자 연락한 동생에게 분노했다. 


엄마는 "아버지도 없는데 누나인 너까지 안 오며 뭐가 되겠냐"며 상견례를 가자고 끌어당겼지만 누나는 "동생 둔 적 없다. 동생보고도 누나 없는 셈 치고 살라고 말해달라"며 연락을 끊었다. 


동생과의 악연은 그녀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부터 시작됐다. 


동생이 아무 말 없이 중고 자전거를 산 게 문제가 됐다. 둘 곳이 없다는 말에 누나 방에 뒀는데 새벽에 방에서 나오던 누나가 자전거에 걸려 넘어지면서 다리가 부러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목발 들어주는 아이'


공부가 정말 중요하던 시기에 다리를 다친 누나는 공부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동생 때문에 다쳤다는 생각이 들어서 원망스러웠다. 


더운 여름날 목발을 짚고 낑낑거리며 재활치료를 받으러 가는 길에 동생과 마주쳤지만 동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지나갔다. 가방이라도 들어줬으면 하는 생각이었던 누나는 큰 상처를 받았다. 


누나가 대학에 갔을 때 동생은 군대에 있었다. 고3 시절 상처를 받았던 누나는 연을 끊겠다 생각했지만 적은 월급으로 군생활하는 남동생이 안타까웠다. 


아버지 없이 엄마 혼자 어렵게 돈을 버는 상황에서 누나는 알바를 해서 번 돈 10만원을 매달 동생에게 보내줬다. 고맙다는 동생의 말에 누나는 '가족이니 내가 용서하고 살자'라며 마음을 열려고 노력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운이 좋게도 동생은 군 제대하자마자 대기업 계약직에 들어가게 됐고 보너스를 포함해 월 300만원 가까이 받으며 일하게 됐다. 


동생이 군대에 있을 때 매달 꼬박꼬박 10만원씩 보내주던 누나는 모아둔 돈 하나 없이 학교를 졸업하고 학원에 다녔다.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동생한테 한달에 15만원씩 3개월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용기를 내 한 말이었지만 동생은 "미안해. 나도 좀 쪼들려서"라며 거절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누나는 자취를 하고, 차를 사서 타고, 여자친구도 사귀면서 자신에게 월 15만원을 빌려주지 못하겠다는 동생에게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날 이후 '동생은 날 가족으로 생각 안 하는구나. 나도 앞으로 동생 없는 셈 치고 살아야겠다'며 연을 끊었다. 


엄마는 '별것도 아닌 거로 동생에게 삐진다'며 잔소리했지만 A씨는 단호했다. 그 이후로 2년 동안 동생에게 아무 연락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2년이 지난 뒤 모르는 번호로 온 연락이 동생의 결혼 소식이었고, 친척들까지 나서 누나에게 용서하라고 권했지만 누나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사연은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재조명되고 있는 여성 A씨의 이야기다. 


사연을 전한 A씨는 "27살이나 돼서 유치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며 "동생 존재 자체가 싫다. 결혼식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로 가기 싫다"면서도 "결혼식에 가야 하나요?"라며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동생이 은혜를 모른다", "결혼 전에도 저런 식이면 결혼 후에는 더 심해진다", "혼자라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