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웃으면서 죽자"...文 정부 당시 통일부 보고서에 남겨진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 나포 상황

문재인 정부 때 강제 북송된 어민 중 한 명은 군에 나포됐을 당시 "웃으면서 죽자"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이트통일부


[뉴스1] 김서연 기자 = 3년 전 문재인 정부 시기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 2명은 우리 군에 나포됐을 당시 '웃으면서 죽자'며 삶을 포기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이들은 우리 측에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북한에 넘겨졌다.


우리 정부가 북한 주민을 추방한 첫 사례인 이 사건은 당시엔 여야 모두로부터 '흉악범을 돌려보냈다'는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통일부 등 관련부처들이 '탈북 어민의 북송엔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있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 재차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보고한 '흉악범죄 북한주민 추방 관련 보고' 자료엔 당시 상황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북송된 인원들이 선상에서 선장을 포함한 동료 16명을 살해한 동기와 도주 과정, 나포, 그리고 우리 정부가 이들의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이유까지 명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추방된 북한 어민 2명은 당시 다른 공범 1명과 함께 자신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선장을 살해하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선박 내 격리된 공간을 이용해 선장과 선원 등 16명을 잔인하게 순차 살해했고, 시체는 바다에 유기했다.


당초 이들은 자강도로 도주하려고 했다. 그러나 10월 말쯤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책항 인근에 입항했을 때 3명 중 1명이 북한 당국에 체포됐고 이에 나머지 2명은 해상으로 도주했다.


보고선엔 우리 정부가 이들 2명의 귀순 의사에 대해 진정성을 불인정한 사유도 자세히 설명돼 있다. 범죄(선원 살해) 뒤 자강도 도주를 모의하는 과정에서 "일단 돌아가자, 죽더라도 조국(북한)에서 죽자"고 모의했고, 동해상을 남하하는 과정에선 우리 해군에 발각된 뒤에도 이틀 동안 귀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계속 북·남서쪽 방향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이들 2명이 경고 사격에도 계속 도주를 시도하자 해군 특수전 요원을 투입해 제압했다. 합동정보조사 결과를 보면 이 과정에서 이들 중 1명은 "웃으면서 죽자"고 말하며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도 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정부는 이 같은 요소들을 고려해 탈북 어민들의 '귀순 진정성'을 의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탈북 어민들은 우리 군에 나포된 뒤엔 '보호'를 요청하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등 귀순 의사를 일관되게 표시했다.


일각엔 나포 당시 마주한 군을 우리 군으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 어민들을 나포하기에 앞서 상당 수준의 특수정보(SI)를 확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정부는 첩보를 통해 추방된 2명이 다수 인원 살해 후 도주 중이란 사실을 사전 파악"했고, "북측에 구체적인 상황을 통지하지 않았는데도 북측은 16명의 살해를 인지한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