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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우울증', 입속의 침으로 예측 가능해진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7일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팀이 우울증 및 자살과 관련된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요인의 종합 평가를 위한 심리평가도구(키트·kit)를 개발했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1] 권영미 기자 = 우울증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라기보다 유전·생물학적 특성·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중 자살 위험이 있는 고위험 우울증 환자는 질환 초기 신속한 치료를 통해 극한 상황을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7일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팀이 우울증 및 자살과 관련된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요인의 종합 평가를 위한 심리평가도구(키트·kit)를 개발했고 밝혔다. 이 도구를 이용하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회복탄력성 등 지표를 활용한 고위험 우울증 상관분석이 가능해져 질환의 조기발견 및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정호 교수팀의 연구는 우울증 환자의 어린 시절 학대, 따돌림, 가정폭력 경험으로 인해 만들어진 트라우마 등 심리·사회적 요인과 회복탄력성의 상호연관성을 밝혔다. 회복탄력성은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을 말한다.


연구팀은 병원이 확보한 7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우울증상, 자살위험성, 정신건강의 취약요인-보호요인 평가자료를 활용해 정신건강이 양호한 집단(green group), 우울증 위험집단(red group), 질병과 건강한 상태의 경계에 있는 집단(yellow group)으로 분류했다.


인사이트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강남세브란스병원


그리고 세 집단 각각에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에 이르는 신경내분비계(HPA) 축의 기능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타액 코르티솔 호르몬 분석을 실시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량이 증가하는 콩팥의 부신피질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연구팀은 아침 기상 직후부터 1시간까지 30분 간격으로 총 3회 타액을 모은 후, 타액 속의 코르티솔 호르몬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우울증 위험집단의 아침 기상 후 코르티솔 농도의 총합은 정신건강이 양호한 집단의 코르티솔의 양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이 심할수록 아침 신체기능이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상태가 부족해지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아침 기상 후 30분 동안 증가하는 타액 코르티솔의 양은 회복탄력성이 높은 그룹이 보통이나 낮은 그룹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기 위해 분비되기에 너무 지나치지만 않으면 혈압을 유지하고 전해질의 균형을 도우며, 에너지의 저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심폐 활동을 증진해 더욱 민첩하고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을 한다.


연구를 주도한 석정호 교수는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현장에서 우울증은 설문지를 이용한 자가 보고식 우울 증상 평가와 진료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 표준적인 진단 절차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심리·사회적 평가 차원을 넘어 타액 코르티솔 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지표 평가가 가능해져 과학적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프론티어즈 인 피직스'(Frontiers in Physics)에 '종합적인 재택 평가 키트를 사용한 우울증 및 자살 위험에 대한 회복력 요인과 생물·심리·사회적 지표의 관계: 실제 현장 데이터 분석'(Relationship of Resilienece Factors with biopsychosocial markers using a comprehensive home evaluation kit for depression and suicide risk: a real-world data analysis)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5월 3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