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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유튜버가 '대소변 보는 법'까지 찍어 영상 올린 이유

전신마비 유튜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에 올라오는 영상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콘텐츠가 아니다.

인사이트YouTube '위라클 WERACLE'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전신마비 유튜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에 올라오는 영상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콘텐츠가 아니다.


장애인이 어떻게 생리현상을 해결하는지, 휠체어를 타면 일상에서 어떤 문제를 겪는지, 마비 후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장애인들의 이야기도 다룬다.


'위라클' 채널을 운영하는 박위(35) 씨는 지난 2014년, 첫 취업을 축하하기 위해 지인들과 모인 자리에서 낙상사고를 당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위라클 WERACLE'


목이 꺾일 정도로 심각했던 사고로 5일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5일 만에 눈을 뜬 박씨는 '전신마비'라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그의 나이 27살 때의 일이다.


지난 1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씨는 의사가 "팔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성공적인 재활"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씨가 왼손 엄지 마디를 움직이고 혼자 힘으로 스마트폰을 들 수 있을 때까지는 꼬박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의 채널엔 사지마비 장애인이 대소변 보는 법부터 옷 갈아입는 법, 비슷한 상황에 놓인 장애인들이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인사이트YouTube '위라클 WERACLE'


박씨는 "한 번도 누구를 가르치기 위해 영상을 찍은 적이 없다. 계단이 있으면 휠체어 환자는 어떻게 가는지, 장애인은 어떻게 씻는지 등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라며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생각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영상을 촬영하는 취지를 밝혔다.


스스로 '치부'일 수도 있는 영상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고 이후 초반 집 밖으로 나설 때면 사람들이 나를 '잠시 휠체어를 타는 사람'으로 봐주길 바랐다"라며 "소변줄과 연결된 소변 팩은 감추고 싶은 돌덩어리처럼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르게 보는 시선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모든 것이 재활이었다"라며 세상과 자신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영상을 올린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신의 삶을 보여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의 장애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박씨의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YouTube '위라클 WERA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