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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사망 보험금으로 창업했다니까 "선 넘었다" 비아냥댄 친구들

부모님 사망보험금을 창업 자금에 투자한 남성이 친구들로부터 가슴 아픈 말을 들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왜그래 풍상씨'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부모님 사망보험금을 쓰면 무슨 기분일까~?"


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망보험금을 창업 자금으로 투자한 남성이 친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것도 믿었던 친구들에게 말이다.


이 남성과 7년 동안 연애하면서 사정을 모두 지켜본 여자친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망보험금으로 사업하는 게 잘못된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에 따르면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약 1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한 번에 가족을 모두 잃게 된 그는 당시 무척이나 힘들어했고, 남겨진 거액의 사망보험금은 차마 어떻게 쓰냐며 고스란히 지니고만 있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며 새로운 미래를 계획했다. 이 과정에서 남자친구는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창업을 마음먹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모은 돈과 퇴직금으로는 기반이 부족했고, 결국 고심 끝에 부모님의 사망보험금을 창업 자금에 보탰다.


부모님의 사망보험금 덕분에 사업을 시작한 남자친구는 절대 망하면 안 된다는 각오와 책임감으로 열심히 일에 몰두하고 있다. A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에 나섰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들을 만난 뒤 남자친구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최소 5~10년 이상 관계를 유지한 친구들인 만큼 서로의 사정을 뻔히 아는 친구들이었다.


그런 친구들 중 몇몇이 갑자기 "부모님 사망보험금을 쓰면 무슨 기분일까"라며 A씨 남자친구를 겨냥하는 듯한 말을 꺼낸 것이다.


이어 "사업 망하면 그냥 한순간에 다 없어지지 않냐, 나였으면 그 돈 못 쓴다", "사망보험금 건드리는 건 선 넘었지" 등의 무례한 말을 쏟아내더니 심지어 "돈에 목숨 걸었나"라는 발언을 하며 비아냥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친구들의 질투가 섞인 탓인지 선 넘는 발언을 면전에서 듣게 된 남자친구는 정작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사망보험금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소중히 여겼던 만큼 죄책감이 들었던 모양이다.


결국 참다못한 A씨가 직접 나서 "아들이 그 돈을 쓰는데 왜 너희가 난리냐. 친구가 큰마음 먹고 사업을 시작했으면 그냥 축하나 해주던지, 축하를 못 하겠으면 입 닫고 있으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하지만 남자친구 가슴속에 박힌 상처는 쉽사리 아물지 않았다. 부모님 대신해서 받은 돈을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남자친구는 이날 이후로 혼자 가만히 허공을 응시하거나 말없이 일만 하며 지내는 중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부모님 사망보험금을 쓴 게 그렇게 잘못이냐. 잘못됐다고 해도 난 남자친구 편"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 슬픔을 완벽하게 알 수도 없고 위로가 안 된다는 것도 알지만 뭐라고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청했다.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부모님이 사망보험을 들어놓은 이유는 자신들이 세상을 떠나도 아들이 잘 살아야 하니까 들어둔 것", "인간 같지 않은 것들의 말에 상처받지 말고 잘 사세요", "친구들이 정말 악질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워했다.


사망 보험금이란 피보험자의 사망 시 수익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을 의미한다. 비록 출처가 가슴 아픈 돈일지라도 홀로 남겨진 아들이 이를 통해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갈 원동력을 갖게 된다면 누구보다 기뻐할 이들은 바로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부모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