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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30%대에 위기 느꼈는지 눈물 흘리고 큰절까지 올린 이재명

24일 첫 일정으로 경기도 용인을 찾은 이 후보는 경기도 공약 발표에 앞서 다시 한번 큰절을 올렸다.

인사이트눈물 흘리는 이재명 후보 / 뉴스1


[뉴스1] 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새해 초 치솟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 함박웃음을 짓던 표정은 이미 싹 사라졌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 갇혀있다.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정체 그대로다. 오히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청년층 지지를 등에 업고 상승세를 타면서 설 민심 특수까지 노리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대로 가면 진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홈그라운드인 경기도 시·군을 찾아 눈물로 호소했다. 이 후보의 측근 의원들은 집권하더라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4일 첫 일정으로 경기도 용인을 찾은 이 후보는 경기도 공약 발표에 앞서 다시 한번 큰절을 올렸다. 기자회견 현장에 온 민주당 의원들도 함께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개혁 세력으로, 혁신 세력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셨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이름으로 질책하시기도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며 "부족함에 대해 사과, 아니 사죄드리고 더 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같은 시간 이른바 '7인회'로 불리는 이 후보의 측근 정성호·김병욱·임종성·김영진·문진석·김남국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7명은 국민의 선택이 없는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사이트큰절 하는 이재명 후보 / 뉴스1


이들은 "이번 정부에서도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진영 인사의 고리를 끊어 내지 못했다"며 "보수와 진보를 넘어 편가르기를 넘어 지역을 넘어 오직 능력을 기준으로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86 용퇴론(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 후보의 측근 그룹이 먼저 나서 당 쇄신 기류에 힘이 실은 것이다.


이 후보의 사죄와 측근들의 백의종군에는 민주당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는 반면 윤 후보는 상승 기류를 타고 있어서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적으로 보면 여전히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백중세지만 야권 단일화 불씨가 남아있어 지형적으로 절대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21일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후보는 42.0%로 이 후보(36.8%)를 5.2%포인트(p), 오차범위 밖 격차로 따돌렸다. (95% 신뢰수준에서 ±1.8%p)


윤 후보의 지난 조사 대비 지지율이 1.4%p 상승했지만 이 후보의 상승폭은 0.1%p에 그쳤다. 이 후보의 정체와 윤 후보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지어 이번 조사에서는 당선 가능성에서도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뒤처졌다. 지난 조사에서는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46.2%, 윤 후보는 41.9%였는데 이번에는 윤 후보가 45.2%로 이 후보(43.3%)를 앞섰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1~22일 실시한 조사에서 윤 후보는 43.8%, 이 후보는 33.8%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서도 역시 윤 후보는 지난 조사 대비 2.4%p 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2.4%p 하락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내부에서도 이 후보의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명절 이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명절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승기를 빼앗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대체적인 흐름이 우리가 상승 기류가 아니다. 저쪽이 상승 기류"라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눈물 흘리는 이재명 후보 / 뉴스1


지지율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 이 후보는 설 연휴 전 경기도 표심 공략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자 시장으로 일했던 성남시를 찾아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으로 성남시 상대원 시장을 찾아 "이곳이 이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고 언급했다. 유년시절을 회상하던 이 후보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버지는 청소 노동자로, 어머니는 공중화장실에서 대변 20원, 소변 10원을 받으며 제 여동생과 함께 화장실을 지켰다"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다"고 회상했다.


눈물과 함께 긴 시간 연설을 한 이 후보는 "함께 잘 사는 세상, 좌절해서 이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내게도 기회가 주어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세상을 여러분은 만들고 싶지 않으냐"며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제가 탈출한 웅덩이 속에서 좌절하고 고통받고 절망하는 사람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고 호소했다.


그간 물밑에서 이 후보를 도왔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은 이 후보와 동행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후보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상대원 시장에서 연설을 통해 "이재명 대선 후보를 틀림없이 지지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자 왔다"며 "성남시민 여러분은 이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지만 여러분뿐만이 아니라 성남을 주목하는 전국 방방곡곡에도 꼭 그 말씀을 전달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