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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때 학교 앞 문구점서 파는 '소라게' 반려동물로 키웠던 90년대생들

추억 속으로 사라진 문구점 소라게들은 갯벌로 돌아가 생태를 열심히 지키고 있을 것이다.

인사이트NaverBlog 'indiecat'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어렸을 적 하굣길에는 온갖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아이들의 주머니 속 용돈을 털어가곤 했다.


물론 요즘 세대에도 잡다한 간식거리나 신기한 장난감은 더없이 넘쳐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를 문구점에서 구매하기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놀랍게도 과거 9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학교 앞 문구점에서는 병아리, 소라게 등 살아있는 생물을 판매한 적이 있다.


이른바 '문방소'에 대해서 기억하는가. 문방소란 과거 여름철이면 문구점에서 판매하던 소라게를 뜻한다.


인사이트NaverBlog 'indiecat'


당시 초등학생들은 하굣길 문구점에서 쪼그려 앉아 살아 움직이는 소라게를 구경했다.


대부분은 통 안에 갇힌 소라게가 마음에 걸려 구매 후 집으로 데려온 기억이 있을 것이다. 조그만 플라스틱 동에 담긴 살아있는 소라게의 가격은 1000~1500원 내외였다.


데려온 소라게를 반려동물 삼아 애정을 쏟으며 사육장 바닥에는 톱밥을 깔아주고, 또 바다에서 주워온 조개껍질을 이용해 예쁜 집을 지어주기도 했다.


집으로 소라게를 데려와 애지중지 키우던 아이들 중 일부는 정성을 다해 몇 개월 이상까지도 키우는가 하면, 안타깝게도 서툴고 미숙한 어린 마음에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기도 했다.


인사이트NaverBlog 'indiecat'


문구점 소라게는 대부분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일각에서는 문방구나 노점상에서 먹이도 없이 플라스틱 통에 담겨 판매됐단 점을 지적하며 오히려 아이들에게 생명을 경시하는 마음을 심어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작은 소라게들이 탈피하며 점점 몸집을 키우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이 어느 아이들에겐 가슴 벅찬 기쁨이었단 점이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상기시켜 준 반려동물 '문방소'를 이젠 어른이 돼버린 많은 이들이 지금까지도 추억하고 있다.


한편 소라게라고 불리는 생물의 정식 명칭은 '집게'다. 일명 바다의 청소부로 집게는 갯벌에 버려진 여러 가지 생물의 사체나 유기물들을 먹고산다.


아쉽게도 문구점에서는 볼 수 없게 됐지만 오히려 바다로 돌아간 집게들은 갯벌이 썩지 않고 깨끗한 생명이 자라날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터다.


인사이트NaverBlog 'indie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