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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71년만에 집 돌아온 이등상사...평생 기다리던 아내는 2년 전 세상 떠나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박동지 이등상사가 71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인사이트고(故) 박동지 이등상사 / 뉴스1


[뉴스1] 장용석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전사한 또 한 명의 국군 장병 유해가 71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3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소재 고(故) 박동지 이등상사 유가족 자택에서 박 이등상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했다고 밝혔다.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란 발굴 후 신원이 확인된 6·25전사자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도하는 행사를 말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박 이등상사는 1928년 전북 정읍 출신으로 6·25전쟁 당시 국군 제1사단 제12연대 소속으로 참전해 1950년 7월3~4일 치러진 '수원 북방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원 북방 전투'란 당시 국군 혼성수도사단과 육군 2·7사단이 경기 시흥-안양-군포-수원 일대에서, 그리고 육군 1·3사단은 판교-금곡리-풍덕천-수원 일대에서 각각 북한군의 공격을 방어한 전투다.


고인의 유해(왼쪽 대퇴골 일부)는 지난 2012년 11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전투화 밑창, 버클, M1 소총탄 등과 함께 수습됐다.


인사이트고(故) 박동지 이등상사 유품 / 뉴스1


군 당국은 당시엔 유전자 분석기술의 한계 때문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실패했으나, 올해 재분석을 통해 박 이등상사의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국방부는 "고인의 신원 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돼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며 박 이등상사의 형제·조카가 지난 2006년 이후 3차례에 걸쳐 유전자 시료채취에 응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고인의 남동생 희만씨(69)는 "형님의 유해를 좀 더 빨리 찾았더라면 형수님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슬프고 목이 메인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박 이등상사 부인은 고인의 군복 입은 사진을 벽에 걸어두고 매일 기도하며 살아오다 2019년 9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호국영웅들을 가족 품으로 모셔오기 위해선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가 매우 중요하다. 유해를 발굴해도 대부분 누군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유가족 시료를 확보해야만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전사자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를 당부했다.


군 당국이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발굴한 6·25전사자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박 이등상사를 포함해 모두 181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