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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차기작으로 연극 선택한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근황

'라스트 세션'의 배우 신구, 오영수, 이상윤, 전박찬과 오경택 감독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연극에 대해 얘기했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장아름 기자 = "어제도 해가 떴고 오늘도 해가 뜨는데 달라질 건 없죠, 나이는 개의치 않습니다."(신구)


프로이트와 루이스, 단 하루의 세기적인 만남을 그린 웰메이드 명품 연극 '라스트 세션'이 2년만에 돌아온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연극 '라스트 세션'(연출 오경택)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신구 오영수 이상윤 전박찬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라스트 세션'은 미국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이 아맨드 M. 니콜라이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얻어 쓴 연극이다.


영국이 독일과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기도 하다.


작가는 실제로는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을 무대 위로 불러내 신과 종교에 대한 도발적인 토론을 야기한다.


20세기 무신론의 시금석으로 불리는 프로이트와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는 신에 대한 물음에서 나아가 삶의 의미와 죽음, 인간의 욕망과 고통에 대해 치열하고 재치 넘치는 논변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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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경택 감독은 연극의 메시지와 더불어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인류가 위기에 직시했을 때 답을 찾기 위해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메시지를 언급했다.


이어 "처음에 대본을 받고 대사의 내용들, 분량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다루고 있는 언어들이 굉장히 전문적이고 생소한 용어들이 많아서 잘 전달될 수 있을까 했다"는 고민을 전했다.


또 오감독은 "번역 특성상 과정에서 온전히 잘 전달될 수 있을까 우려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저번 시즌에서 배우들과 함께 많이 분석하고 의견 나누면서 최대한 관객들한테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자고 했다, 관객들과 서로 소통하면서 이야기가 잘 전달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관객들과 만났다,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용기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매력도 밝혔다. 오감독은 "이 작품의 매력이라면 세계적인 석학 둘이 실제로는 만나지 않았는데 '만약 둘이 만났더라면' 하는 연극적 전제 가정하에 펼쳐지는 지적인 논쟁, 설전"이라며 "정말 뇌를 자극하는, 생각을 자극하는 엄청난 힘이 있는 것 같다"고 마했다.


이어 "이 작품이 단순히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적 논리 이런 것 뿐만 아니라 대화 과정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들, 불완전하고 나약하고 서로 공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이성적인 면모가 보이는 작품이라 그런 것이 큰 매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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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는 초연에 이어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병리학자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으로 출연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도 프로이트 역으로 합류했다.


이날 신구는 재연 소감에 대해 "제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그런 말을 드린 것 같은데 원래 작품이 무겁고 부담이 돼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미진하고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다시 한다고 했을 때 그 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보충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무겁고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어떻게 관객들이 재밌게 쉽게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볼까 했다, 그 점을 고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인기를 얻은 오영수와 함께 캐스팅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제가 옆에 지켜본 오영수는 지금까지 두각을 나타냈고 이런 배우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뒤에서 연극을 조용하게 자기 몫을 해내는 배우였다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오징어 게임'에서 세계인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해졌는데 자기 몫을 충실하게 하고 있으면 이런 기회도 오는구나 새삼 느껴서 상당히 반갑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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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 이후 차기작으로 연극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50몇년째 연기자 생활을 해왔지만 조용한 모습으로 연기자 생활을 해왔는데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으로 갑자기 부상이 돼서 내 이름이 여기저기 불리게 되더라"며 "그런 분위기에 젖어있어서 나름대로 자제심을 가져야겠다 이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이 작품이 제안이 와서 참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오영수는 "지금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내가 선택한 것이 잘한 것 같고 지향해온 내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가게끔 해준 동기가 돼준 것 같아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배우 인생을 걸어가는 중에 나 역시도 어떤 경계에 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연기자 생활을 해왔는데 그 인물하고 내 모습하고 맥을 같이 하는 점도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오영수는 "이 대사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고 관념적이고 논리적이고 헤쳐나가기가 상당히 힘이 든다"며 "나이가 들어 기억력도 감퇴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옆에 계신 신구 선생님이 하겠다고 하기에 용기를 갖고 참여하게 됐는데 결과가 좋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염려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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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오영수를 비롯해 이순재 등 원로배우들이 연극에서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오영수는 "근래에 나이드신 분들이 연극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외국 같이 나이 많은 연기자들이 꾸준히 출연해서 관객들한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신구는 "사람한테 나이라는 건 사람들이 편히 살기 위한 제도라고 생각하는데 어제도 해가 떴고 오늘도 해가 뜨는데 달라질 건 없다"며 "나이는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할 때 필요한 건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도 무슨 일을 하시든간에 건강을 잘 챙기셔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프로이트를 연기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신구는 "우리가 배우가 된 이상 무슨 역이든지 인물을 분석해서 가까이 가야 한다고 하지 않나, 그래서 '어떻게 가까이 갈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우리가 아무리 가까이 가도 그 인물과 똑같이 될 수 없고 내가 갖고 있는 게 부족해서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그 간극이 큰데 그걸 좁혀보자 노력하니까 고생이 많다"며 "애를 많이 써야 하고 그럼에도 미진하고 아쉬운 점이 많은데 그래서 지난번처럼 노력은 하되 어떻게 노력해서 관객들께서 어떻게 편하게 즐겁게 보실 수 있을까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어렵다"고 고백했다.


오영수 또한 "프로이트 의식 세계에 얼마나 가까이 갈 것인가 생각하고 지내고 있다"는 근황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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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 드라마 '원더우먼'을 성황리에 마친 이상윤은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이자 영문학 교수 C.S. 루이스 역을 연기한다.


배우 전박찬 또한 루이스의 새 얼굴로 합류를 알렸다.


이상윤은 초연에 이어 재연도 함께 하게 됐다. 그는 "출연 이유는 하나였던 것 같다"며 "신구 선생님이 '다시 한 번 하면 재밌게 해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고 '선생님이 하시면 해야죠'라고 해서 이유는 그거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어차피 자년에 한 것도 저고 내년에 하는 사람도 저"라면서 "다른 분이 했던 걸 하면 부담이 되겠지만 부담보다 궁금함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작년에는 연극 무대에 선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같은 작품을 또 다시 시간을 들여 무대에 올리면 어떨까 궁금하다"며 "이런 건 촬영에선 느껴볼 수 없는 일"이라고 고백했다.


또 이상윤은 "작년에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해서 의미를 찾으려 했고, 그 안에 못 찾은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실제로 연습하다 보니 이번에 그런 게 있었던 것 같고 그런 걸 더 겪어볼 수 있다는 게 부담보다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윤은 새로운 멤버들과 할 수 있다는 것도 궁금하다"며 "전박찬 배우가 이걸 어떻게 연습하고 연기하는지 보면서 배우고 있다, 전혀 다른 포인트로 연기 해주시는 오영수 선생님과 대사 맞춰보면서 이런 느낌으로 하시는구나 했다, 그래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너무 즐겁고 공연에 올라갔을 때 어떻게 돼있을지 궁금함이 크다"고 전했다.


전박찬은 "연극은 동 시대의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며 "동 시대 소수자와 약자를 다루는 그런 작품을 해왔던 것 같은데 계속 해오던 연장선상에서 라스트 세션을 만난 것 같아서 의미있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라스트 세션'은 오는 1월7일부터 3월6일까지 대학로 TOM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