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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일에 영어시험 웬말"...세종호텔, 주방직원도 '외국어평가' 논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서울 중구 명동의 세종호텔에서 조리나 식기세척 담당자들을 대상으로도 정리해고 기준에 '외국어 구사능력'을 포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세종호텔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 뉴스1


[뉴스1] 정혜민 기자, 서한샘 기자 =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서울 중구 명동의 세종호텔에서 조리나 식기세척 담당자들을 대상으로도 정리해고 기준에 '외국어 구사능력'을 포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세종호텔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을 보면 △인사고과 성적(45점) △상벌사항(10점) △외국어 구사능력(5점) △근속년수(10점) △부양가족(5점) △다른 가족의 소득(10점) △재산 보유(5점) △장애유무(10점) 항목이 있다.


세종호텔 노조 관계자는 "항목을 합산해서 가장 미달하는 사람을 정리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나 명단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선택하기 위해 회사가 이런 기준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금을 삭감하기 위해 해마다 너무 평점이 낮은 인사고과를 부여해왔기 때문에 45점 중 좋은 사람을 가진 사람이 얼마 없다"면서 "외국어 시험점수를 안 내서 0점 처리가 되면 직원들은 불안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인사이트세종호텔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 뉴스1


세종호텔은 지난 15일에는 직원들에게 "외국어 시험 거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정리해고 반대 주장과 별개로 근로자 개개인들이 시험 미응시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모든 직원들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안내했다.


세종호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겹치면서 주요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호텔에 따르면 지난해 110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올해 7월부터는 식당 운영도 중단했다.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3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해 지난해 12월 기준, 150명 정도였던 직원 수도 40여 명 수준으로 줄었다. 식당운영 중단으로 남아있는 조리나 식기세척 담당직원들은 객실, 총무, 재경부서로 전환 배치돼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호텔 재정이 상당히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식음료 부서가 없어졌기 때문에 전환배치가 필요하다"면서 "외국인이 주요 투숙객이기 때문에 어학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