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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했다 D.P.에 잡혀 끌려간 이등병이 육군 교도소에서 만난 역대급 '군 범죄자'들의 죄목 수준

한 누리꾼이 본인의 '탈영 경험담'을 밝히며 육군교도소에서 만났던 군 범죄자들의 다양한 죄목을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가 뜨거운 인기를 누리면서 '군대 내 경찰'이라고 불리는 헌병대와 부조리 등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을 통해 한 누리꾼이 '탈영 경험담'을 밝혔다. 


글쓴이 A씨는 2년간 탈영한 적이 있다며 육군교도소에 수감됐던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A씨는 99년도 군번인 40대 초반의 남성이다. 


그는 "(드라마) D.P. 보고 너무 리얼해서 진짜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면서 "(본인은) 강원 화천군 27사단 이기자 부대 자주포 컴프 계산병이었다"고 소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A씨는 "첫날 자대 배치받았을 때 병장이 저녁에 자기 모포로 들어오라더니 내 XX 주물거리면서 음담패설을 하길래 울었다"며 "그런데 '장난인데 왜 우냐'고 하더라. 고참들이 갈궜던 기억들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고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글에 따르면 A씨의 군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공고 졸업 후 고등수학은 배우지도 못했는데 자주포 탄도 계산병 보직 받았다"며 "자로 머리 맞고 대XX 박아가며 탄젠트, 코사인으로 고각, 사각 구하는 걸 처음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선임은 웃으면 웃는다고 갈구고, 울면 운다고 갈구고, 그냥 자기 기분 나쁘면 나쁘다고 갈궜다"면서 "난 마음이 약해서 밑에 애들 갈구지도 못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A씨는 그래도 군 생활에 열심히 임했다. 첫 유격훈련 때 A씨가 뛰는 걸 본 중사는 군생활을 잘할 것 같다며 하사관을 권했고 반강제로 수락하고 2개월 빨리 조기진급까지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하지만 10개월째 상병 계급을 달고 9박 10일 휴가를 받았던 때 A씨는 복귀하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2년 동안 숨어지내다 D.P.(Deserter Pursuit: 탈영병을 체포하는 헌병대 군무이탈 체포조)한테 잡혔다.


군사재판 후 1년 2개월 형을 선고받고 육군교도소에 수감된 A씨는 그곳에서 별의별 수련생(육군교도소 수감자)들을 다 만났다.


A씨에 따르면 육군교도소에는 '자기 애인 사진 보고 자위행위 하는 선임에 격분해 내무실에 실탄 쏘고 수류탄까지 던져서 온 사형수', '전역 며칠 안 남기고 이등병 후임을 괴롭히다 후임이 그 자리에서 총기로 자살하는 바람에 충격받은 채 형을 살고 있는 수련생' 등 다양한 죄목으로 형을 살고 있는 수련생들이 있었다.


A씨는 심지어 "육군교도소에서 탈출해 민간인을 강간하다 다시 잡혀와서 평생 독방 신세인 중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미운 오리 새끼'


A씨는 "지금은 두 아들의 아버지이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남은 생을 충실히 살아가지만 내 생각엔 세월이 지나고 아무리 군대가 변한다 해도 부조리는 없어질 것 같지 않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어 "부조리한 일을 겪으면 나처럼 겁먹고 탈영하지 말고 최대한 부조리 안 겪고 피해 입지 않을 수 있는 선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했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 군대에 지금 복무 중이고 앞으로 복무하게 될 모든 청춘들에게 희망과 축복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A씨의 탈영 경험담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생 많으셨다", "육군 교도소 수감자들은 죄목 클래스가 다르네", "진짜 지옥이었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한 누리꾼은 "탈영병이면 보통 부정적인 인식인데 여기 대부분이 '고생했다'는 댓글을 남긴 걸 보니 한 군인이 탈영까지 하게 된 심정을 모두가 이해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허위로 작성된 글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한 누리꾼은 "99년도 군번이라는 걸 생각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며 A씨를 옹호했다.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전군의 탈영 건수는 55건이다. 이는 지난 2019년 78건과 비해 30%가량 낮아진 수치다. 국방부는 이를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래는 A씨 글 전문이다.


40대 초반 아재고 99년도 군번임.

Dp보고 너무 리얼해서 진짜 옛날생각 많이 나더라.

강원도 화천 27사 이기자 부대 나오고

1212 보직에 군대 자주포 컴프 계산병이 였음.

아직도 하나둘삼넷오여섯칠팔아홉공이랑

군번 뒷자리는 군생활10개월만 했는데도

강제주입덕분에 아직까지 내 뇌에 남아있다 ㅎ...

아직도 306보충대 마치고

첫날 자대 배치 받았을때 저녁에

서울사는 병장새X가 저녁에 자기모포로 들어오라고

시키고 내 고X 주물거리면서 음담패설하길래

울었더니 장난인데 왜 쳐 우냐고

고참들이 갈궜던 기억들이 아직도 뇌리속에 남아있고

공고나와서 고등수학은 배우지도 못했는데

자주포 탄도 계산병 보직 받아서

자로 머리 맞아가고 X가리 박아가며

탄젠트,코사인으로 고각사각 구하는거 처음 배워봤다.

맘이 약해서 밑에 애들 갈구지도 못하고

웃으면 웃는다고 갈구고 울면 운다고 갈구고

그냥 선임이 자기 기분나쁘면 나쁘다고 갈구고...

그래도 군생활 열심히해서 첫유격때

중사가 나 유격뛰는거 보더니

군생활 잘할꺼 같다고 하사관하래서

반강제로 수락하고 2개월 빨리 조기진급해서

10개월째 상병달고 9박10일 휴가받고

휴가 미복귀로 2년동안 숨어지내다가

Dp한테 잡혔다.

2년동안 그래도 남한테는 절대 피해안주고

오만가지 일을 다 겪었는데 그일은 너무 길어서

다음이 기회가 되면 이야기 해주고...

아무튼 잡히고 군사재판 받아서

형 1년 2개월 받고

그당시 경기도 이천에 있는 육군교도소에 있다가

10개월만에 모범수로 형 마치고

이등병 불명예 제대한걸로

군생활 마무리 했다.

거기도 참 별사람 다들어 오더라

돈 수십억 해먹어서 온 중령부터...

전역 며칠 안남기고 보초서다 이등병후임을

갈궜는데 그애가 그자리에서 총기로 자살을해서

그충격에 안면이 반이 마비가 돼서 형 살고 있는 애도 있고

후임 반X신 만들어서 들어온놈...

자기 애인 사진보고 자위행위하는 선임에

격분에서 내무실에 실탄까고 수류탄 던져서 온

모이병 사형수 부터....

육군교도소에서 탈출해서

민간인 강간하다 다시 잡혀와서

평생 독방신세인 모 중위...

별에 별 사람이 다있더라...

아무튼

지금은 두아들의 아버지이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남은 생을 충실히 살아가는데....

그냥 내생각엔 세월이 지나고 아무리 군대가 변한다해도

부조리는 없어지지 않을꺼고

지금도 어느 모 부대에서는 누군가는

탈영을 생각하고 자살을 생각하며...

힘든 군생활을 하고 있을꺼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다...

군대 다녀온다고 군부심 이런거 다 부질없고

군대 뺄수있으면 최대한 가지말고

가서 부조리한일 겪으면 나처럼 겁먹어서

탈영같은거 하지말고 바로 상부에다 보고하고

최대한 부조리 안겪고 피해안입도록 너희들이

할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으면 좋겠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른글도 올리도록 하고

대한민국 군대에 지금 복무중이고

앞으로 복무하게될 모든 청춘들에게

희망과 축복이 가득하길 바라며 이만 글 줄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