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 예비역 사이에서 군 생활 잘했다는 '훈장'으로 불리는 전역모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거리에서 갓 전역한 듯한 군인이 반짝이는 장식이 가득한 캡모자를 쓰고 있는 것을 본 경험이 다들 한 번씩 있을 것이다. 


모자에는 황금색 '예비역' 마크에 금색 날개, 그리고 같이 군 생활 한 동기·후임의 이름까지 빼곡히 적혀 있다. 민간인이 보기에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모자의 정체는 바로 '전역모'다. 군 생활 내내 함께 동고동락한 분대 후임들이 돈을 모아 선임의 전역을 축하해주는 일종의 군(軍) 문화다. 


전역모의 의미는 단순히 한 사람의 전역을 축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역한 예비역 사이에서는 일종의 '훈장'으로도 불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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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 이후로는 전역모를 쓸 일이 없다시피 하지만, 평생 간직할 가치가 있는 훈장으로 불린다. 


전역모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해 맞춤 제작에 들어간다. 전역모의 가격은 최소 6만~7만원이다. 장식이나 오바로크의 수에 따라 1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모자 측면과 후면에는 동기들과 후임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어 보는 순간 그들과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전역모를 보며 자신의 군 생활을 떠올렸다는 예비역 병장들의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전역모는 자신의 군 생활을 평가(?)받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전역모를 받지만 간혹 전역모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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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들에게 큰 잘못을 해 전역할 때까지 용서받지 못한 이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전역모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군 생활을 타인에게 '인정'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이런 전역모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수십 년이 훌쩍 지난 전통인 전역모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병영문화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사실상 후임들은 반강제로 돈을 써야 하니, 이를 악습(惡習)으로 보고 자체적으로 금지한 부대도 많다. 


또 병영 혁신으로 선·후임 간 상하 관계가 사실상 사라지면 소위 '에이스'라 불리는 선임을 제외하곤 전역모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일부 병사는 자비로 전역모를 맞추기도 한다고. 


실제로 이런 제재가 시작되면서 군장점의 전역모 매출이 급감했다고 한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외출, 외박까지 통제되면서 전역모는 점점 더 추억 속의 물건으로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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