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돌아가신 뒤 홀로된 천안함 용사의 아들 돕고 싶다며 줄잇는 '기부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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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박민기 기자 = '천안함 46용사' 중 1명인 고(故) 정종율 해군 상사의 부인 정모씨가 암 투병 중 지난 21일 별세해 고등학교 1학년생 아들이 혼자 남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최근 알려지면서 아들 정모군을 향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페이스북 등에 따르면 정군의 모친은 암 투병 중 40대의 나이로 지난 21일 별세했다. 모친 정씨는 정 상사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사망한 이후 보험업계에 종사하면서 아들 정군과 생계를 꾸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함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에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 전 함장은 "21일 오후 천안함 전사자의 부인께서 40대의 나이에 암 투병 중 소천하셨다"며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생떼같은 고교 1학년 아들 하나만 세상에 두고 눈도 제대로 못 감고 돌아가셨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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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2010년 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오늘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어머니까지 잃었다"며 "어울리지 않는 상복을 입고 미성년 상주가 돼 눈물 흘리며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지키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도움을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심지어 부인은 주변에 폐를 끼칠까봐 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도 않고 외로이 투병하다가 제게 조용히 하나뿐인 아들을 부탁하고 가셨다며 "부디 천안함의 가족인 어린 아들이 용기를 내 세상에 일어설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보태주십시오. 저 또한 염치 불구하고 간절히 부탁드립니다"고 덧붙였다.


최 전 함장은 "본인의 동의를 얻어 유자녀 계좌를 함께 올린다"며 계좌 정보(예금주 정주한, 하나은행 873-910274-23107)도 페이스북에 남겼다.


정군은 초등학생이었던 지난 2015년 천안함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아빠.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매일매일 아빠 사진을 봐요. 강한 남자로 자라겠다고. 그래서 반드시 자랑스러운 군인이 되겠다고 약속해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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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과 온라인 커뮤니티, 맘카페 등에서는 십시일반 정군을 향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군에게 기부했다고 밝힌 직장인 이모(33)씨는 "천안함 전사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유독 적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잃은 어린 유족이 잘 클 수 있도록 나라에서도 울타리가 돼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저도 (최 전 함장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됐는데 적은 돈이지만 기부했다"며 "정군이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맘카페 등에는 기부 참여를 독려하면서 기부 인증을 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맘카페 이용자들은 "혼자 남은 천안함 순직 장병의 아드님을 후원해달라", "어머니의 암 투병으로 혼자 남은 고1 천안함 유가족을 후원했다", "아빠가 고1 학생에게 입금했다" 등과 같은 글들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저도 후원했다. 남은 아들이 얼른 슬픔을 이겨냈으면 좋겠다", "소액이지만 해당 계좌로 후원했다. 이런 건 국가에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제 아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소액이라도 정기적으로 후원하려고 한다" 등과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정씨는 지난 23일 발인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 묘역'에 남편과 함께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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