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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차 소방관, '상사 갑질'에 시달리다 대구 소방서 옥상에서 투신

현직 소방관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다 옥상에서 우발적으로 투신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사이트대구소방안전본부 누리집 갈무리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현직 소방관이 상급자로부터 '갑질'에 시달리다 소방서 옥상에서 몸을 던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대구지부(이하 전공노)에 따르면, 대구 중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속 A씨는 지난달 21일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 본서 4층 옥상에서 투신했다.


그는 다행히도 건물 아래에 있던 햇빛 가림막에 걸려 목숨을 건졌지만 다리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이다.


전공노에 따르면 소방관 17년 차 베테랑 소방대원 A씨는 부서 상급자인 소방경 B씨로부터 과도한 업무지시와 모욕적 언사 및 고압적 자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A씨는 B씨로부터 "너 지금부터 일하지 마", "넌 안 되겠어"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다른 동료들에게도 고통을 호소해 왔으며, 사고 당시도 울분을 토하다 우발적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중부 소방서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현재 소방경 B씨는 대구 시내 타부서로 근무지를 옮긴 상태"라며 "서에서 발생한 사건은 자체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상급기관에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본부 감찰팀을 통해 사건 조사 중인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오는 9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측은 "사건의 민감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조사를 마무리하고 관련자는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사와는 별개로 갑질 행위에 대한 처분을 강화하고 자체 익명 신고 시스템 도입, 정기적인 갑질 설문조사 시행 등 갑질 행위 근절을 위해서 다방면으로 개선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전공노 측은 "최근 경기 이천과 울산 등 순직사고와 대전에서 훈련 중 사고로 사기가 움츠러든 소방관들에게 직장 상사의 갑질로 인한 투신 사고는 충격과 분노를 자아낸다"며 "지난해 대구시에 익명으로 제보했지만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제대로 된 조사와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본부 측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 제보를 받고서도 A씨와 B씨를 분리 조치하지 않았던 해당 본부 소방서장이 사고를 조사하고 처리할 감사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소방서장과 B씨는 고교 동문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