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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 선물하고 세상 떠난 은평구 '수세미 아주머니'

그녀는 6월 1일 심장, 간장, 신장(좌우), 안구(좌우)를 기증하고 6명에게 삶의 희망을 선물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한 사람이 삶의 마지막에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 '기증'.


누구나 기증이 고귀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신체 일부를 남을 위해 내어놓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런 어려움에도 삶의 마지막 순간 6명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50대 여성이 있어 안타까움과 함께 감동을 안긴다.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서울 은평구에 살던 이금숙(56) 씨가 뇌사상태에 빠진 뒤 장기기증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씨는 지난 22일 동네 지인들과 저녁도 먹고 차도 마시며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새벽부터 구토와 몸살이 이어졌고 다음 날까지도 좋아지지 않았다.


결국 24일 새벽에 강북삼성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뇌수막염을 진단 받았다. 이후 치료를 시작했지만 이미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 뇌사상태가 된 후였다.


이씨는 결국 지난 1일 심장, 간장, 신장(좌우), 안구(좌우)를 기증하고 6명에게 삶의 희망을 선물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씨의 남편 김용인(56) 씨는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이다. 그날을 기념해서 집에 보쌈을 사들고 갔는데,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식사 자리였을 줄을 몰랐다. 이별의 순간은 늘 예고 없이 다가오는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에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인사이트TBS '한자와 나오키'


더욱 안타까운 점은 평소 이씨는 손재주가 좋아 손 수세미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등 활발한 성격으로 동네 아주머니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남편 김 씨 역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위한 사랑으로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던 부부의 이별에 많은 이들의 위로가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이름도 모르는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내가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며 기증을 결심하였고, 아내의 기증이 사회에도 알려져 다른 사람들의 인식에도 변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씨는 은평요양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 후 시골 가족묘에 안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