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BBC 다큐 제작진이 "동물세계에 개입하면 절대 안 된다"는 원칙을 유일하게 어긴 순간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인간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대자연을 카메라에 담는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인사이트BBC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인간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대자연을 카메라에 담는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바로 동물 세계에 절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


수없이 되새기며 고수해온 원칙이지만 이를 한번에 깨트려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제작진은 이내 원칙이 아닌 눈앞에 닥친 현실을 마주보고,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데 온힘을 다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BBC


이 사연은 BBC 자연 다큐멘터리 '다이너스티' 제작진들이 직접 경험한 일이다.


지난 2018년 알려진 일이지만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산되며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앞서 사연의 주인공인 BBC 다큐 제작진은 남극에서 황제 펭귄을 촬영하던 도중 수십 마리의 황제 펭귄 무리가 협곡에 갇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남극은 온도가 영하 60도까지 떨어졌는데, 하필이면 경사가 높은 협곡에 황제 펭귄들이 갇혀버리고 만 것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BBC


애꿎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추위를 견디지 못한 아기 펭귄들이 한 마리씩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대로 두면 펭귄 무리가 꼼짝없이 전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제작진은 다큐 촬영을 하며 동물들의 삶에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었기에 쉽게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눈앞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을 모른 척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민 끝에 제작진은 펭귄들에게 직접 다가가지 않고 녀석들이 협곡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인사이트BBC


잠시 촬영을 중단한 제작진은 삽을 가지고 펭귄이 오르기에 충분히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었다.


다행히 펭귄들은 새로 생긴 길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협곡을 무사히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다.


촬영 감독 윌 로슨(Will Lawson)은 "만들어 놓은 경사로를 이용해 펭귄들이 골짜기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을 때에는 모두들 하나같이 기뻐했다. 경이로운 장면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덧붙여 "우리는 눈앞에 놓인 상황만 두고 생각했다. 원칙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누군가는 우리의 결정을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옳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