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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취업 준비하던 25살 청년, 장기기증해 6명 살리고 떠났다

어린 나이에 눈을 감으며 평소 자신이 원했던 일로 6명의 생명을 살렸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이식을 못 받고 죽는 사람들이 안타까워요. 나도 만약 그런 상황이 되면 기증을 하고 싶어요"


자신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던 25살 청년. 어린 나이에 눈을 감으며 평소 자신이 원했던 일로 6명의 생명을 살렸다.


2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5살 하재현 씨가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서 장기기증으로 6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밝혔다.


하씨는 95년 구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나 대구 가톨릭대학교 자율전공학부에 입학하여 기계공학을 전공하였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군대를 갓 제대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지난 12월 10일, 하씨는 집안 욕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를 발견한 아버지가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해 응급 수술을 시행했다.


뇌내출혈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도착 당시부터 의료진으로부터 발견 시간이 늦어 뇌사로 추정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이후 치료를 위해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으로 옮겨졌지만 이곳에서도 뇌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듣게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그때 하씨의 부모님은 살아생전에 하씨가 줄곧 하던 말이 생각났다. 이식을 못 받고 죽는 사람들이 안타깝다며 자신도 그런 상황이 닥치면 기증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씨의 부모는 아들의 뜻대로 기증에 동의하게 되었다.


하씨는 결국 심장, 폐, 간장, 췌장, 신장(좌, 우) 등의 장기를 기증하여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안타깝지만 아픈 이를 돕고자 했던 생전의 뜻을 이루고 지난 13일 하늘나라로 갔다.


서글서글하고 무난한 성격으로 동생과 더할 수 없이 우애롭게 지내며 자주 놀러 다니던 형이었고, 부모님에게도 알아서 스스로 하는 청년이었기에 가족의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하씨의 어머니와 동생은 떠나는 아들 그리고 형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우리 재현이는 짧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다. 무엇보다 늘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던 착한 아이였으니 하늘나라에 가서도 편안하고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 부모로써 마음이 아프지만, 마지막 순간에 본인이 원하던 좋은 일을 하고 떠나니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 우리 아들, 사랑한다....."


"형. 항상 내가 부탁하면 다 들어주고, 언제나 다독여주던 형이었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아. 이제 엄마, 아빠 내가 잘 도와드릴 테니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고 형이 원하던 것 실컷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