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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무죄"···동성 후배 성추행 혐의 쇼트트랙 임효준 1심 뒤집혔다

훈련 도중 동성선수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임효준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박승주 기자 = 훈련 도중 동성선수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임효준씨(24)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27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임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임씨는 지난해 6월17일 진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센터에서 체력훈련 중 훈련용 클라이밍기구에 올라가고 있는 후배 선수의 바지를 내려 신체 일부를 노출시킨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임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했다. 이후 지난 3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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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장난으로 피해자 반바지를 잡아당겼을 뿐이지 추행 행위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만한 행동"으로 판단하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우선 재판부는 "임씨와 피해자를 비롯한 10여명의 남녀 쇼트트랙선수들은 암벽등반기구 근처에 모여 몸을 풀거나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며 "이 때 여자선수 김모씨가 기구에 기어오르자 피해자는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김씨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때려 떨어뜨렸고, 김씨는 웃으면서 과장되게 아픈척하며 장난에 응수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사건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그다음 피해자가 암벽등반기구에 올라가니 임씨는 살며시 피해자 뒤로 다가가 반바지를 잡아당겼고 피해자 엉덩이 일부가 순간적으로 노출됐다"며 "이 장면을 지켜본 몇몇선수가 웃음짓고 피해자는 머쓱한 표정으로 복장을 바로잡았고,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런닝을 지시하면서 상황이 일단 종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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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해자와 김씨 사이의 상황에 대해서는 피해자도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하고, 김씨도 있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진술해서 사건화까지 되지 않고 무혐의로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는데, 피해자가 김씨에게 시도한 장난과 이에 대한 동료선수들의 반응과 분리해 오로지 임씨가 반바지를 잡아당긴 행위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를 일으킨다고 보기엔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와 김씨가 웃고 장난치는 것을 보고 임씨도 피해자의 반바지를 잡아당긴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행동에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기엔 미흡하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쇼트트랙 선수들은 장기간 합숙하면서 서로 편한 복장으로 마주치는 일이 흔하고 계주는 남녀구분없이 엉덩이를 밀어주는 훈련도 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임씨는 10년 이상 같은 운동을 하며 서로를 잘 알고 룸메이트로도 지냈는데 임씨의 행동이 비난받을 수 있을지언정 성적으로 추행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진상조사를 벌인 뒤 임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지난해 8월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