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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업이익 95%를 '시설투자'에 쏟아부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삼성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시설투자에 약 35조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뉴스1] 주성호 기자 =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부문 전략을 점검하며 경영진에게 던진 화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철하고 과감한 판단으로 '전화위복'의 지혜를 발휘하자는 주문이다.


이는 이 부회장이 평소에도 경쟁 업체들의 추격 의지를 꺾을 압도적 시장 리더십의 배경인 '초격차' 전략의 핵심으로 강조했던 삼성전자의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 확대' 기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9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공개한 투자 계획에서도 이 부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시설투자에 약 35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반도체는 28조9000억원, 디스플레이는 4조3000억원 수준이다.


3분기까지 누계로 25조5000억원이 집행됐으니 올 4분기 시설 투자에 9조7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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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으로 매출 66조9642억원, 영업이익 12조3533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 이후 2년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며 매출은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핵심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세 덕분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삼성전자가 이날 밝힌 시설투자 계획이다.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올해 삼성전자의 설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 약 26조9000억원 대비 30.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연간 설비 투자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만이다.


특히 3분기까지 누적으로 집행한 설비 투자 규모만 보더라도 25조5000억원으로 올해 1~9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의 약 95%에 달한다. 곳간에 쌓아둘 수도 있는 이익의 90% 이상을 그대로 시설 투자에 쏟아붓는 셈이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매년 유지보수나 증설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워낙 큰 데다가 통상적으로 2~3년 후에야 이익을 거둔다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의 경우에는 올해보다 시설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계속해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뉴스1


물론 단순히 시설을 더 크고 화려하게 짓는다고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이 고도화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글로벌 시장 1위를 유지하기 위한 원동력인 연구개발(R&D)도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평소 과감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연구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쌓여있는 현안들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28일 고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을 마친 이후 하루만인 29일 3분기 실적을 보고받는 등 정상적으로 출근해 업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의 베트남 출장 당시 이 부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시대에 어떤 큰 변화가 닥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자"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메시지대로 삼성전자는 '위기 속 기회'를 찾기 위해 올해도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했다. 올 3분기에만 삼성전자가 투입한 R&D 비용이 5조31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의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분기별 R&D 비용이 내내 5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누적 R&D 비용은 15조8951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까지 2년 연속 연간 R&D 비용이 20조원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역대 최고 R&D 투자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설 및 R&D에 대한 투자는 결국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고스란히 실적 확대로 이어진다"며 "삼성전자가 코로나19에도 역대 최대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이같은 공식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