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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온다고 할머니가 전날 미리 사 놓은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

손주를 위해 장날 시내에 나가서 햄버거를 사온 할머니의 밥상이 추석을 하루 앞둔 오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탓에 분위기는 예년처럼 밝지 않다. 몇몇은 귀성을 미루고 가족들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그런데도 가족을 찾아 고향으로 떠난 이들은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도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이들의 인증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중 한 장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양념게장과 소라가 올려진 푸짐한 시골 밥상 한 켠에 조금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햄버거 세트가 올라와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을 올린 이는 이 햄버거 세트가 할머니가 준비하신 추석 선물이라고 했다. 


손주 녀석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 장날이었던 어제 시내에 나가 사 온 것이었다. 하루가 지나 온기는 사라지고 감자튀김은 말라비틀어졌다. 


그 옆 작은 종지에는 케첩도 놓였다. 


글쓴이는 "말라비틀어진 감자튀김을 먹는데 눈물 나는 거 참고 먹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손주가 찾아온다고 장에 나가서 햄버거를 산다고 고생하셨을 할머니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 듯하다. 


평생 한 번도 써보지 않았을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맸을 테고, 생소하기만 한 햄버거 이름에 주문 역시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도 밥상 위에 햄버거 세트를 올린 할머니. 그 마음이 저 사진 속 밥상 위에 고스란히 담겼다. 


미처 여유가 없어, 혹여 코로나19 때문에 고향길을 주저했던 이라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전화라도 한 통 걸어 그 따스한 마음을 수화기 너머에서라도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