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군번이 폭염 속 입대한 '여름 군번'에게 "꿀 빨았다"고 놀리는 이유
여름철 입대한 장병에게는 흔히 "꿀 빨았다"는 조롱이 뛰따라다닌다.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흔히 여름철 입대한 장병에게는 "꿀을 빨았다"는 조롱이 뒤따른다. 무더위를 피해 훈련 대부분이 실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평균 온도가 30도를 웃도는 7~8월엔 휴게시간까지 넉넉해 비교적 편안한 훈련을 받는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름철 입대하면 좋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온도지수에 따라 훈련량이 달라진다는 내용이다. 온도지수는 건구·습구·흑구 온도를 이용해 태양복사열의 영향을 받는 옥외 환경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도록 고안된 지수다.
건구온도는 대기 온도, 즉 기온을 의미한다. 습구온도는 건구온도계와 비교해 상대습도를 측정하고, 흑구온도는 태양복사 에너지의 양을 의미하는 일사량(日射量)에 의한 온도를 의미한다.
온도지수는 일정한 공식을 통해 정해지는데, 공식은 '온도지수=(0.1×건구온도)+(0.7×습구온도)+(0.2×흑구온도)'다.
국방부의 부대관리훈련 217조에 따르면 온도지수가 29.5도를 초과했을 시 실외 군사 활동 시간 단축 및 군사 활동을 조정해야 한다. 육군규정 330 제81조 2에도 상세하게 훈련량을 명시해놨다.
26.5도 초과 신병훈련 시 각별히 유의, 29.5도 행군 및 과중한 훈련 지양, 29.5도 초과 옥외훈련 조정 실시, 31도 옥외훈련 제한 및 중지, 31도 초과~32도 1일 6시간 이내의 제한된 활동, 32도 초과 경계 작전 등 필수적인 활동만 실시(아침저녁 시간 최대 활용 등이다.
휴게시간은 훈련소마다 상이하지만, 대체로 34도까지는 40분 교육하고 20분 휴식한다. 35도부터는 차근차근 교육을 줄이고, 휴식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36도부터는 교육 20분·휴식 30분, 38도부터는 교육 10분·휴식 20분까지 점차 늘리는 식이다. 점심시간 역시 마찬가지다.
글쓴이는 이 밖에도 여름철 입대가 좋은 이유로 '장마'를 꼽기도 했다. 우천 시 훈련은 대부분 실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글엔 적잖은 반박이 달렸다. 여름철 입대하면 열실신이나 일사병,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을뿐더러, 습도가 높아 가뜩이나 힘든 훈련이 더 고되게 느껴진다고 항변했다.
장마가 있어 실내 훈련이 많다는 주장엔 냄새나는 '판초우의'를 앞세워 정면 반박했다. 실내 훈련이 불가능한 사격, 각개전투를 하는 날 비가 오면 진흙 범벅이 된다는 호소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계절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여름철 군번이 꿀을 빤다는 소리는 정말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