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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보다 더 충격적"···신입 간호사가 '롤케이크' 사왔다고 얼굴에 집어던진 선배

간호사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태움'이 상상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4년간의 간호학 공부를 마치고 시험을 통과해 병원에 입사했던 한 신입 간호사는 선배들을 위해 빵을 샀던 날을 잊지 못한다.


말로는 익히 들었지만 "설마 그 정도겠어"했던 이른바 '태움'이 상상 이상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 누구에게도 당해본 적 없는 모욕을 당했던 그날. 신입 간호사는 그날 생애 처음으로 얼굴에 빵을 맞았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간호사의 '태움' 실체를 담은 짤막한 사연이 조각조각 모인 글 하나가 공유되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글 속에는 여러 가지 태움 사례가 담겨 있는데, 하나하나가 모두 충격적이다. 요즘에는 군대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의 괴롭힘이 자행된다는 게 소름 돋는다.


식사 중 자신의 앞에 앉은 후배를 보고 "야, 너랑 마주 보고 밥 먹기 역겨우니까 저리 꺼져"라고 말하는 선배가 있는가 하면 일을 똑바로 못한다고 목젖을 치는 선배도 있었다.


한 수간호사(간호사 최고 선임)은 자신이 즐겨 읽는 책이 시리즈로 나왔으니 '상품권'과 함께 선물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주말 간식을 강요당하기 일쑤였고, 어찌어찌 간식을 준비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심지어 한 선배는 신입 간호사가 사온 롤케이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얼굴에 던지기까지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명불허전'


"이딴 건 너나 쳐먹어!"라는 막말도 덤으로 터져 나왔다.


치욕을 당한 간호사는 참아야만 했다. 이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병원을 나가야만 했는데, 동종업계에 빠르게 소문이 퍼지는 특성을 고려하면 쉽게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제대로 잠도 못 자고 환자를 케어하고, 거친 환자들에게 시달리는 것도 힘든데 간호사들은 동료에게 이런 수모를 겪고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누리꾼들은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군대에서도 잘 일어나지 않는 인격모독에 혀를 내둘렀다. 폭행 사건이 터지지 않는 게 오히려 신기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대체적으로 간호사의 '태움' 문제는 한번 꼭 손을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21대 국회에서 꼭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많았다.


한편 '태움'은 사전에도 등록된 말이다.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을 지칭하는 용어다.


명목은 교육이지만 실상은 과도한 인격 모독인 경우가 많아 간호사 이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4월, 20대 국회에서는 태움 문화를 없애기 위해 필요한 간호법안, 간호·조산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