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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넷 낳고 가진 아들이 죽은 채 태어난 그 날, 엄마는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38살부터 22년 동안 마스크를 벗지 않았던 한 아주머니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SBS '세상에 이런 일이'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마을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들어간 집 안에는 마스크를 쓰고 눈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린 한 아주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 또한 할 수 없었던 아주머니는 종이 위에 '38살'이라고 적었다. 


38살 때부터 천천히 혀가 굳기 시작한 아주머니는 변해가는 자신의 외모가 창피해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고 22년 동안 본인의 얼굴을 꽁꽁 숨긴 채 살아왔다.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이른바 '마스크 아주머니'는 지난 2009년 4월 16일 SBS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소개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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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세상에 이런 일이'


아주머니가 옷장 안에서 주섬주섬 꺼낸 초상화 속 모습은 너무나 젊고 건강한 모습이다. 아주머니는 어쩌다 평생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됐을까. 


18살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온 아주머니는 딸 넷을 낳은 뒤 어렵게 다섯째 아이를 임신했다. 시댁에서 아들을 원했기 때문에 아들을 낳고자 하는 아주머니의 소망도 컸다. 


임신한 뒤 9개월이 지났을 때 진통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섯째 아들은 뱃속에서 죽은 채 태어나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몸도 마음도 크게 다쳤던 아주머니는 갑자기 혀가 말려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이후 절대로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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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세상에 이런 일이'


아주머니가 하루에 두 번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만져 보는 시간은 세수를 할 때뿐이다. 깨끗하게 세수를 끝낸 아주머니는 다시 마스크를 쓰고 그대로 잠이 든다. 


아주머니의 딸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엄마를 찾아오지만 같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 딸들에게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아주머니의 선택이다. 


딸의 결혼식 사진에도 아주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이 창피해 동생을 대신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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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세상에 이런 일이'


촬영이 진행되면서 아주머니의 마음이 열린 것일까. 그는 용기 내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벗더니 자신의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 속 아주머니는 이가 다 빠지고 잇몸만 남은 상태였다. 그는 갑작스럽게 변한 얼굴 때문에 살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아주머니를 진찰한 의사는 아이를 잃은 아픔이 병으로 남아 몸에 이상 증세를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앞으로 계속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다는 소견이 있었다. 


의사의 진료 후 아주머니는 웃음을 보이며 꾸준히 치료받고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