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전화해 학교 앞 폴바셋으로 오라니까 '풀밭'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네요"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폴바셋으로 와", "뭐? 풀밭으로 오라고?", "그래 폴바셋"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으로 인해 전국의 각 대학교들이 사이버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어쩔 수 없이 만나서 진행해야 하는 실습·실험 수업의 경우 제한적으로나마 오프라인 수업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 시국을 내다보지 못해 수강 신청에 실습·실험 과목을 담은 학생들은 많은 학생들이 집에서 편한 옷차림과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을 들을 때 눈물을 머금고 학교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A씨도 불쌍한 학생 중 하나였다. 실험 수업을 듣는 A씨는 이번 주도 왕복 3시간이나 걸리는 학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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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94'


학교와 가깝지는 않지만 못 올 거리는 아닌 애매한 곳에 거주하는 A씨는 당초 기숙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수업이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되자 통학을 선택했다.


간신히 실험 수업을 마친 A씨는 이대로 가다간 곧 쓰러질 것 같아 학교 앞 커피전문점 '폴바셋'으로 향했다.


샷을 추가한 씁쓸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니 눈이 번쩍 뜨였다. 맑아진 정신으로 곰곰이 생각해보니 먼 거리에서 꼬박꼬박 수업을 나오는 자신의 처지가 뭔가 억울했다.


친구와 카페에서 얘기라도 나누며 이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한 A씨는 핸드폰을 켜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친한 동기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B씨는 기다렸다는 듯 전화를 바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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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야 나 학교 왔으니까 나와, 얼굴이나 보자"

B : "이 시국에 학교는 왜 왔음?"

A : "아니 나 3학년 실험과목 잘못 신청해서 매주 화요일마다 올라와야해"

B : "에휴, 지금 어딘데 니"

A : "나 학교(앞) 폴바셋임 딱 10분 줄테니까 양치만 하고 모자 쓰고 나와라"

B : "그래 금방 나갈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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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수업 시간 동안 밀린 인스타 피드와 스토리를 정독하며 B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한 10분이 지났지만 "진짜 10분만에 오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과제를 하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과제를 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난 상태였다. 학교 바로 옆에 산다던 B씨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 지금 어디야?"라고 물었다. B씨는 "폴바셋인디"라고 대답했다.


A씨는 "내가 폴바셋인데 너 어디 다른 지점에 가 있는 거 아냐"라고 말했다. B씨는 "지점? 나 그 학관 앞에 큰 폴바셋에 있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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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나름 오래 다녔다고 생각한 A씨는 자신이 모르는 또 다른 지점이 있다는 사실에 "엥? 학관에 폴바셋이 있었어?"고 말하며 놀랐다.


B씨는 "야 학교에 폴바셋이 몇 갠데"라며 "내가 진짜 이곳 저곳 다 놀아 다녔는데도 너 없더라 넌 어딘데"라고 반문했다.


A씨는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B씨가 단단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어 "너 지금 학관 앞에 큰 풀밭에 앉아 있는거야?"라고 물었다. B씨는 "왜 넌 어디 풀밭인데? 공학관쪽?"이라고 말했다.


'폴바셋'을 '풀밭'으로 잘못 알아들은 B씨가 한 시간 동안 교내에 풀이 나있는 곳 전부를 돌아다닌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신서유기'


이 사연은 최근 SNS에 올라온 사연을 각색한 것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다른 발성과 말투 때문에 같은 단어를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비슷하게 들리지만 뜻이 전혀 다른 두 단어로 인해 발생한 신선한 해프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전화로 들으면 못 알아듣는 경우도 많지", "이거 완전 내 친구랑 내 얘기네"라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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