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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돼지부대' 나왔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북파공작원'이었습니다"

한 남성이 할아버지가 나왔다고 밝힌 돼지부대란 곳이 과거 북파공작원을 양성하던 첩보부대임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우리 손자 베스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입대를 앞두고 있던 한 남성은 아버지, 할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자연스레 군대가 이야기의 주를 이뤘다. 방위 시절 이야기를 하던 아버지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 군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네요"


이에 아무 말이 없던 할아버지는 약간의 취기가 오른 뒤에야 슬며시 "강원도 모처에서 있다가 끌려갔는데 '돼지부대'란 곳이더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북파공작원이었습니다'는 제목으로 남성 A씨의 글이 게재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돼지부대가 어디지?'라며 대수롭지 생각했던 A씨는 훈련소에 들어가 돼지부대란 말을 다시 들었다. 


훈련소 소대장이 훈련병들을 모아두고 "이 중에 돼지부대에서 낙오돼서 온 훈련병이 있다"고 말한 것. 


이어 굉장히 힘든 훈련을 하는 곳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스스로 돼지부대에서 왔다고 자처하는 훈련병은 없었기에 소대장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A씨는 다시 한번 귓가에 꽂힌 돼지부대란 명칭을 잊을 수 없게 됐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실미도'


A씨가 돼지부대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건 자대 배치를 받은 후다. 주말에 선임을 따라 갔던 사이버지식정보방(사지방)에서 그는 가장 먼저 돼지부대를 검색해 봤다.


우리 군에서는 6·25 전쟁 중 첩보활동의 중요성을 느끼고 정보국 공작과를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켜 '육군 첩보부대(HID)'를 만드는데 일명 돼지부대로 불리는 곳이 여기다. 


특히 1954년 5월 돼지부대 김윤탁 소대장 등 6명이 북한의 장전항이란 곳에 침투해 인민군 대좌를 생포한 사건이 유명하다. 인민군 대좌는 남한에서 대령과 비슷한 직급이라 할 수 있다. 


이 전공으로 육사 8기 출신인 김동석 36지구대장은 을지무공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실미도'


평소 인자하신 분인 줄 알았던 할아버지의 군 생활에 대해 알게 된 A씨는 "돼지부대의 정체를 알고 나서 놀랐지만 할아버지가 존경스럽고 대단한 사람이라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제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하게 된 A씨의 바람은 다시 예전처럼 할아버지와 술 한잔 기울이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연세가 많으셔서 많이 드시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말동무가 되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할아버지가 진짜 존경스러울 듯", "멋있는 할아버지와 손자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