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하다 숨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국내 최초 '냉동인간'으로 만든 아들
병마에 쓰러진 어머니를 끝내 보내지 못한 아들은 냉동인간 서비스를 신청했다.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병마에 쓰러진 어머니를 끝내 보내지 못한 아들이 있다. 그는 지난달 숨진 엄마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도록 냉동인간 서비스를 신청했다.
국내에도 냉동인간(Cryonics) 서비스가 론징최고 여러 차례 상담이 이뤄진 적은 있지만, 전신 보존 계약이 성사된 건 처음이다.
8일 바이오 업체 크리오아시아(KrioAsia)의 한형태 대표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초 "어머니의 시신을 냉동 보존하고 싶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작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아들은 수십년간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며, 암을 앓는 어머니가 숨지면 냉동인간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전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숨졌고, 그는 곧바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시신은 빠르게 냉동 보존에 들어갔다.
먼저 고인을 장례식장 안치실에 모셨고, 온도는 영하 20~30도를 유지했다. 이후 화물기를 마련해 러시아에 수송했으며, 운송 도중에도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고인은 1일 모스크바의 크리오루스에 옮겨져 액체질소 냉동챔버에 무사히 안치됐다. 향후 해동·의학기술이 발달하는 날까지 영하 200℃에 가까운 이곳에서 보존될 예정이다.
보통 냉동인간은 임종을 맞자마자 즉시 몸에서 피를 뽑아내고, 여러 화학물질을 섞어 만든 냉동 보존액을 넣어 서서히 체온을 낮추는 방식을 택한다.
사망 선고를 받은 사람은 뇌와 신체기능이 한동안 유지되는데, 이 골든타임에 몸이나 뇌를 얼리면 먼 미래에 해동 시켜 되살릴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냉동인간을 온전히 해동하는 기술의 개발이다.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초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세계 첫 냉동인간은 1967년 숨진 제임스 베드포드(당시 73세)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교수다. 베드포드 교수는 임종 직전 냉동인간이 되기를 선택했고 그 후 53년이 흘렀다.
그의 시신은 미국 애리조나의 알코어(Alcor) 생명연장재단에 보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