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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때부터 집 밥 얻어먹더니 '직장인'되고도 '빈손'으로 엄마 밥 먹으러 온 친구랑 손절했습니다"

과거 집밥을 얻어먹던 친구가 어른이 돼 빈손으로 다시 방문해 절교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친구 아이가~!"


눈빛만 통해도 다 아는 절친 사이는 긴말 필요 없이 그저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돕는다.


그러나 도움을 받았으면 어떤 식으로든 은혜를 갚는 것이 예의다.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그저 받기만 한다면 결국 굳건한 사이에 금이 가고 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집밥을 얻어먹었던 친구가 직장인이 된 지금도 덜렁 빈손으로 찾아와 절교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사연에 따르면 20대 중후반의 A씨는 고등학교 동창인 B씨와 절친 사이였다. B씨는 어렸을 때 부모님 이혼 후 가정형편이 어려워 A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A씨의 집에 살다시피 하며 밥을 얻어먹었다. A씨의 어머니 역시 B씨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 언제든지 놀러 오라며 잘 대해줬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대 직장인이 된 B씨는 최근 A씨에게 "너희 엄마 불고기랑 된장찌개 진짜 그립다 먹으러 가면 안 될까? 요즘 진짜 생각 많이 나서"라며 부탁했다.


A씨는 이 말을 듣고 내심 기분이 좋았다. 어엿한 직장인이 된 B씨가 최소한 감사의 표시는 하겠거니 싶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멜로가 체질'


아들 친구 B씨가 온다는 반가운 소식에 A씨의 엄마 역시 바리바리 장을 보고 상다리가 부러지게 밥을 차렸다.


그날 밤, A씨 집에 부푼 마음으로 방문한 B씨. 그러나 초인종 소리를 듣고 달려 나간 A씨는 B씨를 보고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B씨의 손에는 선물은커녕 작은 과일 바구니 하나 들려있지 않았기 때문. A씨는 순간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많은 것을 바란 것도 아니었다. 마트에서 행사하는 5천 원짜리 오렌지 하나 사 오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을까.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자체발광 오피스'


A씨는 결국 따져 물었다. 그러자 B씨는 적반하장으로 "친구 상대로 장사하냐, 문전 박대하는 것도 아니고 예의가 없다"면서 화를 냈다.


A씨는 B씨를 그 자리에서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이 모습을 보던 A씨의 엄마가 "친구끼리 그러는 것 아니다"면서 B씨를 달래 집에 들였다.


B씨는 냉큼 들어와 밥 두 공기를 뚝딱 해치우고 후식으로 딸기와 사과까지 먹었다. 그 모습에 남은 정마저 뚝 떨어진 A씨는 결국 "다신 보지 말자"며 절교를 선언했다.


어쩌면 아주 사소한 일로 두 사람의 우정이 깨진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것도 감사할 줄 모르는 친구와의 우정이라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