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혼잣말이어도 상대방 다 들리게 욕하면 '모욕죄'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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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옥성구 기자 = 이른바 자동차 '문콕' 사고를 내고도 상대 차주에게 거친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남성은 '지하주차장 소음 때문에 욕설이 들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소음이 있었더라도 욕설을 했다면 충분히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모(44)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6일 오전 11시께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상대 차주 A씨와 '문콕' 문제로 시비가 붙어 말다툼을 하던 중 "씨XX"이라고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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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당시 김씨 자녀와 피해 차주 A씨가 문을 열다가 '문콕' 사고가 발생했고, A씨가 항의하자 김씨 아내와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후 김씨 가족은 A씨 항의를 묵살한 채 백화점에 들어갔다.


보험사에서 나오자 김씨 가족은 다시 지하주차장으로 왔고, 김씨는 보험사 직원과 주차요원이 있는 자리에서 "X발 보험처리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 "또X이네"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A씨에게 욕설한 적 없고, 보험사 직원과 주차요원 앞에서 한 것은 모두 혼잣말"이라며 "욕설을 했다고 해도 지하주차장 소음에 묻혀 주변 사람들에게 들릴 가능성이 없고, 전파 가능성이 없어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판사는 보험사 직원과 주차요원이 김씨가 욕설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해 김씨가 A씨에게 욕설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장 판사는 "김씨가 주장하는 대로 환풍기 팬 등으로 지하주차장 소음이 다소 심했다고 해도, 당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주차요원조차도 분명히 김씨가 욕설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개방된 주차장에서 보험사 직원이나 주차요원도 있는 가운데 접촉사고 보험처리로 시비하던 A씨에게 '또X이', '씨XX'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해당되는 욕설을 한 이상 공연성 및 전파 가능성은 충분한 경우"라고 판단했다.


장 판사는 "김씨가 초범인 점은 인정되나 '문콕'의 보험처리를 원하는 A씨를 묵살하고 도리어 욕설을 한 경위나 욕설의 정도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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