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면 2억 줄게"···사귈 때 전 여친이 쓴 각서로 진짜 소송 걸어버린 전 남친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시스] 조인우 기자 = 돈을 조건으로 결혼을 약속하는 각서를, 어떤 강박이나 기만, 협박 등의 행위 없이 서로 합의 하에 썼다면 아무 문제도 없을까. 그래서 지켜야 할까. 


법원은 아니라고 봤다. 이는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 행위로 보고 무효라는 판단을 내놨다.


이 사례의 당사자인 최동훈(가명)씨와 이수정(가명)씨는 오랜 기간 교제한 사이였다. 결혼을 약속하는 각서를 쓴 것은 지난 2011년 12월10일. 그런데 내용이 좀 엉뚱했다. 


수정씨는 동훈씨에게 "최동훈과 2016년 12월31일까지 결혼하지 않을 경우 최동훈에게 2억원을 지급하겠다"는 각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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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그러나 약속한 날짜까지 결혼하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게 됐다. 더구나 수정씨는 일본에 거주하는 동훈씨와 교제하면서 동훈씨의 신용카드로 상당한 금액을 소비한 상황이었다.


동훈씨는 이에 '각서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으니 2억원을 달라'며 수정씨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수정씨는 자신이 각서를 써준 건 인정하면서도 "혼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률행위"라며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수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자유의 원칙'이 있더라도 이 각서는 사회질서 등에 반하는 내용은 무효라는 민법상 강행규정, 제103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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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103조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대해서 규정하는데 선량한 풍속 및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본다.


재판부는 "이씨가 최씨의 신용카드로 상당한 금액을 소비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해도 최씨와 결혼하지 않을 경우 거액을 지급하기로 한 이 약정은 이씨의 신분상 의사결정을 심각하게 구속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최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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